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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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국의 장기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려잡았다. 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생산성이 대폭 향상되면서 경제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 예측한 것이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얀 하치우스 등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29일 미국의 2027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로 상향 조정했다. 7년 뒤인 2034년 GDP 증가율 전망치는 기존 1.9%에서 2.3%로 올려잡았다.

미국은 챗GPT 등 생성형 AI의 초기 시장을 선도하는 국가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에서 AI가 경제의 생산성을 실제로 향상시키는 데 4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다. 대신 시간이 지날수록 AI가 경제성장률을 더 큰 폭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예측했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기업들이 AI를 채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수년 동안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AI의 효과가 얼마나 강하며 언제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불확실하지만, 기본적으로 우리들은 생성형 AI가 시간이 지나면 생산성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AI가 난이도는 낮지만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을 자동화해 근로자들의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골드만삭스는 유로존 GDP 증가율은 2028년부터 AI의 영향으로 기존 전망치보다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측했다. 2034년에는 0.3%포인트로 상승폭이 커질 것으로 기대했다.

중국과 일본은 2030년대부터 AI로 인한 경제성장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중국의 2034년 GDP 증가율 전망치는 3.2%로 기존보다 0.2%포인트 올려잡았다. 일본은 2033년 GDP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보다 0.3%포인트 상승한 0.9%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신흥국보다 선진국에서 더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미국 등 선진국 경제에서 업무의 약 25%를 자동화할 수 있다. 신흥국 경제에서는 업무의 최대 20%만 자동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다만 A의 도입이 1800년대 산업혁명이나 1900년대 전기의 도입처럼 산업 패러다임을 바꿀 만한 생산성 향상은 가져오지 못할 것으로 봤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