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가 비만 치료제 오젬픽의 등장을 계기로 실적이 둔화할 거란 우려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열량이 낮거나 칼로리를 완전히 덜어낸 ‘제로’ 라인으로 전체 제품 포트폴리오의 3분의 2를 채워 뒀다는 이유에서다. 가격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을 뛰어넘은 실적을 냈고, 주가도 큰 폭으로 반등했다. “포트폴리오 68%가 저열량‧무열량”존 머피 코카콜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오젬픽과 같은) 비만약이 (식품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주는지 아닌지에 대해선 많은 견해가 있다”면서도 “적어도 우리에겐 눈에 띄는 실적 변화는 없었다”고 말했다.지난 5일 존 퍼너 월마트 미국 부문 최고경영자(CEO)가 비만약이 출시된 이후 “장바구니 수요가 줄어들고 있다”고 발언한 이후 코카콜라를 비롯해 월마트, 펩시코, 몬덜리즈인터내셔널 등 식품 기업들의 주가가 줄줄이 급락했다. 비만약 대중화에 따라 소비자들의 식욕이 억제되면 탄산음료나 과자 등 칼로리가 높은 식품 매출에도 타격이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머피 CFO는 “코카콜라는 칼로리 섭취량을 관리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을 위한 광범위한 라인업을 구축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특화된) 제품을 제공할 것”이라며 “현재 자사 포트폴리오의 68%가 칼로리를 낮췄거나 아예 없앤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 사이에서 (체중 감량과 같은) 주제가 대두되면, 그에 따른 맞춤형 해결책을 개발하는 것이 우리의 기본 음료 사업 전략”이라고 강조했다.펩시의 휴 존스턴 CFO 역시 “매출에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FT에 “시장이 비만약을 받아들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며 “주사제인 데다가 매우 비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모건스탠리에 따르면 오젬픽이나 위고비 등 비만약을 복용한 사람들은 일일 칼로리 섭취량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분이나 당분, 지방이 많은 음식에 대한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확인되면서다. 오젬픽과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회사인 노보노디스크가 각각 2017년, 2021년 출시한 비만 치료 주사제다. 미국에서 이들 비만약 매출이 급증하면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은 유럽 지역 1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월가 예상치 웃돈 3분기 실적이날 뉴욕증시에서 코카콜라 주가는 전날보다 1.56달러(2.88%) 오른 55.64달러에 마감했다. 상승 폭은 지난해 11월 10일(3.6%) 이후 최대이며, 올해 들어 최고치다.인플레이션에 따른 가격 인상 정책에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낸 덕분이다. 이날 코카콜라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19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가 추정한 시장 예상치(114억4000만달러)를 상회하는 성적이다. 같은 기간 주당순이익(EPS)은 0.71달러로, 1년 전(0.65달러)보다 7% 늘었다.미국과 유럽 등지에서 제품 가격을 9%(전년 대비) 수준으로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실적이 개선된 것이다. 이 기간 코카콜라의 글로벌 단위 판매량은 2% 늘었다. 북미 지역에서의 판매량은 정체 수준을 나타냈지만, 같은 기간 이 지역 매출이 6% 감소한 펩시와 비교하면 선방했다.제임스 퀸시 코카콜라 최고경영자(CEO)는 “식당이나 놀이공원, 스포츠 경기장 등에서의 판매 호조가 미국에서의 매출 강세를 견인하는 등 선진국에서의 수요가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카콜라는 이날 매출 증가율 목표치를 기존 8~9%에서 10~11%로 상향조정했다.투자 자문사 CFRA의 개릿 넬슨 애널리스트는 코카콜라가 “분기 실적이 부진했던 건 2017년이 마지막”이라며 이 회사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에서 ‘강력 매수’로 상향했다.장서우 기자 suwu@hankyung.com
미국 금융시장이 이번주 들어 채권 금리 상승 우려가 줄어들고, 깜짝 실적을 쏟아낸 기업들에 힘입어 반등을 이어갔다. 중동에서 미국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월가 거물들의 발언이 쏟아졌지만 시장은 실적 발표에 보다 민감하게 움직였다.현지시간 24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S&P500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3% 오른 4,247.68,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0.93% 상승한 1만 3,139.88, 다우지수도 0.62% 뛴 3만 3,141.38로 마감했다.이날 미 증시는 오후들어 미 재무부 2년물 국채입찰 결과에 대한 실망 매물로 잠시 상승분을 반납했다. 이날 2년물 국채는 낙찰금리 5.055%로 예상 수준이었으나 낙찰가율이 전달(2.73배)보다 하락한 2.64배에 그쳤다. 댜만 이날 시장은 개장 전 호실적을 낸 기술주와 금융주 등의 반등을 타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이먼 "연준 100% 틀렸다"…달리오 "내년 비관적"이날 미 월가 거물들은 뉴욕이 아닌 전쟁으로 지정학 위기가 짙어진 중동 한복판에 집결했다.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를 비롯해 레이달리오 브릿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회장, 제인 프레이져 씨티그룹 최고경영자, 블랙스톤의 스티븐 슈워츠먼과 블랙록의 래리핑크 회장 등 거물들이 이날부터 사흘 일정으로 참석 한 곳은 사우디아라비아왕국이 주최한 제 7회 미래투자이니셔티브다.미래투자이니셔티브는 이른바 '중동판 다보스 포럼'으로 '석유 부국' 사우디의 공공투자펀드 PIF와 밀접한 기관들이 총출동한 자리다.이 자리에서 JP모건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칼라일 창업자인 데이비드 루벤스타인과의 토론에서 연준과 시장에 대해 작심 비판을 했다. 그는 "연방정부의 재정지출이 어느 때보다 많고, 중앙은행과 정무가 이를 관리하려는 전지전능한 느낌이 있다"며 불편함을 드러냈다.그러면서 다이먼 회장은 "18개월 전 미 연준의 경제전망은 100% 틀렸다"면서 "내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조심스럽다"고 밝혔다.그는 연준의 금리인상이 초미의 관심인 상황을 겨냥해 "금리가 25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 오르든, 오르지 않든 별 차이가 없다"며 "그럴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100bp가 올라가더라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금융위기와 격변의 시대를 예고했던 레이 달리오 회장도 어느 때보다 어두운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팬데믹 이후 연방 정부가 떠안고 있는 높은 공공부채와 지정학적인 갈등과 무질서, 갈등 격화를 언급하며 "다가오는 미국 대선은 부와 권력의 극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어 "내년 세계 전망은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며 "투자의 시계열에서 우리는 통화 정책이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보겠지만, 이를 낙관하기 어렵다"고 부연했다.● 인공지능 선점 효과로 갈렸다…깜짝 실적 MS, 실망한 구글'매그니피센트 7'으로 불리는 미국 대표 기술주 가운데 두 곳의 실적이 동시에 나왔지만, 한 곳은 컨센서스를 맞추지 못해 희비가 엇갈렸다.OpenAI에 인공지능 투자를 선행하고 빙 검색 엔진, 코파일러 등의 서비스를 키운 마이크로소프트는 2024회계연도 1분기 기준 매출액은 예상치 545억 달러를 웃도는 565억 달러, 주당순이익은 예상 2.65달러를 상회한 2.99달러를 기록했다.사무용 생산성 제품 매출이 전년대비 13%, 인공지능 기반 클라우드 전반 매출은 19%로 실적을 견인했다. 이러한 결과로 장 중 강보합이던 마이크로소프튼 마감 후 거래에서 3.68%까지 상승폭을 키웠다.반면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은 클라우드 부분 저도한 실적으로 장 막감 후 5% 넘게 하락했다. 알파벳은 3분기 매출 766억 9천만 달러로 전년대비 11% 늘고, 주당 순이익은 컨센서스 1.45달러보다 높은 1.55달러로 선전했다.검색과 유튜브 광고 수익에서도 분기 596억 5천만 달러로 작년 544억 8천만 달러를 9% 넘게 넘어섰다. 하지만 향후 검색 시장의 우위를 가를 인공지능 기반 클라우드에서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클라우드 부문 시장 예상치는 86억 달러선이었지만 알파벳은 84억 1천만달러에 그쳤다. 또 성장폭도 전 분기 28%, 3분기는 22.5%로 둔화했다.● 구독료 올려도 듣는 스포티파이…항공엔진 쥔 GE 급등스트리밍 플랫폼인 스포티파이는 주당 순손실을 전망한 시장 컨센서스를 깨고 0.33유로를 기록했다. 폴 보겔 스포티파이 최고재무책임자는 구독료 인상과 관련해 "가격 인상 이후 일반적으로 가입자 이탈이 거의 없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주가는 10.36% 뛰었다.항공우주 사업으로 구조조정 중인 제너럴일렉트릭 역시 일회성요인을 뺀 주당 순익이 82센트로 예상 56달러를 대폭 상회하며 장중 6.5% 뛰었다. 로렌스 컬프 주니어 회장은 "전반적으로 강력한 분기였다"면서 연간 가이던스를 주당 2.55~2.6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제너럴모터스는 분기 주당 순익 2.28달러로 예상 1.84달러를 상회했지만, 전기차 내년 40만대 생산 계획을 미루고, 전기 픽업공장 개조 대신 비용 절감으로 위기 대응에 나섰다.전미자동차노조 UAW가 이날 실적을 바탕으로 파업 확대를 예고한 가운데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는 "노동자들에게는 연간 8억 4천만 달러의 역대 최고금액을 제안한다"며 협상 타결 의지를 밝혔다.그외 버라이즌이 장중 9.24%, 가격인상 효과를 본 코카콜라도 2.92% 뛰었다.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원유 기준 1.81% 내린 배럴당 83.94달러, 브렌트유는 1.71% 빠진 배럴당 88.29달러를 기록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뛰었던 금값은 이날도 조정을 이어가며 온스당 0.25% 내린 1,982.90달러에 마감했다.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