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최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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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플랫폼스가 최신 혼합현실(MR) 헤드셋인 ‘퀘스트3’를 공개했다. 3년 만에 새로 나온 새 제품으로 이전보다 더 가볍고 휴대성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을 강조하는 등 애플이 내년 초 출시 예정인 ‘비전 프로’와 차별화하는 데 집중했다. 비전 프로의 등장으로 메타버스 기술과 MR 기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퀘스트3 출시로 관련 시장이 활성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메타는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멘로파크 본사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인 '메타 커넥트 콘퍼런스'를 열고 퀘스트3를 선보였다. 3년 만에 대면으로 치러진 이날 행사 장소를 메타 본사로 정한 것으로 두고 “메타가 이번 행사에 승부수를 던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전까진 메타 본사가 아닌 새너제이 전시장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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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행사에 가장 먼저 등장해 약 30분간 직접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설명했다. 가장 먼저 꺼내는 것은 퀘스트3다. 그는 “퀘스트는 대중화된 첫 MR 헤드셋으로, 퀘스트3는 지금까지 출시한 가장 강력한 헤드셋”이라며 “물리적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융합할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퀘스트3에는 지난해 출시한 고급 모델 ‘퀘스트 프로’에 처음 사용됐던 광학 장치인 ‘팬케이크 렌즈’가 탑재돼 이전 제품보다 해상도가 더 높아졌다. 또 헤드셋 외부의 세상을 빠르게 볼 수 있어 헤드셋을 두 번 탭을 하면 가상 세계에서 벗어나 실제 환경을 보여주는 ‘패스스루’ 모드로 전환된다. 헤드셋을 쓰고도 불편함 없이 가상세계와 현실을 번갈아 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실제로 착용해본 퀘스트3에서 이런 점을 느낄 수 있었다. 가상현실에 대한 고립감이 줄어들어 장시간 사용하기에 더욱 편안해진 것이다. 마크 CEO는 비전프로를 겨냥한 듯 “퀘스트3는 선도 없고, 배터리팩도 없어 휴대하기 간편하다”며 “어디서든 편하게 꺼내 사용할 수 있다”고 강조해 청중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퀘스트3에는 퀄컴의 차세대 칩셋 ‘스냅드래곤 XR2 GEN2’가 탑재됐고, 3대의 카메라가 전면에 부착됐다. 거리 감각은 더 자연스러워졌고, 게임용 그래픽도 개선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미국프로농구(NBA)를 가상세계 대형 화면으로 볼 수 있는 홈시어터 기능도 갖췄다. 가격은 499달러부터 시작하며, 사전 주문받은 뒤 다음 달 10일부터 배송이 시작된다.
사진=최진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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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3는 앞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코파일럿 365’와도 연계해 문서 작업을 할 수 있다. 단순 게임에서 비즈니스로 영역을 확대한 것이다. 이런 기능은 올해 연말에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퀘스트3는 내년 초 본격 출시를 앞둔 애플의 MR 헤드셋인 비전 프로와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애플은 ‘공간형 컴퓨터’라고 부르는 비전 프로의 가격은 3499달러다. 두 제품의 구체적인 성능이 비교되지는 않았지만, 가격대가 큰 차이를 보이는 만큼 퀘스트3는 높은 접근성을 내세워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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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3의 출시로 메타의 메타버스 부문 매출이 호전될지 주목된다. 지난해부터 지난 2분기까지 메타버스 투자로 발생한 손실은 213억 달러(28조8400억원)로 추정된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