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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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경쟁시장청(CMA)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액티비전 블리자드(블리자드) 인수를 두고 "독점에 대한 우려가 해소됐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날 영국 CMA는 성명서를 통해 "MS가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권한을 경쟁사인 유비소프트에 일부 양도하기로 제안하면서 독점에 대한 우려가 상당히 해소됐다"며 "M&A가 성사될 수 있는 또 다른 문이 열렸다"고 발표했다.

세러 카델 CMA 청장은 "이번 합병은 게임 시장의 경쟁과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경우에만 승인할 수 있다"며 "MS가 M&A 계획을 대폭 수정하면서 기존에 있던 우려 사항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CMA는 지난 4월 MS의 블리자드 인수 계약을 반대한 바 있다. 클라우드 게임 시장의 경쟁이 저하된다는 이유에서다. MS는 지난달 인수 계획안을 변경한 뒤 CMA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CMA는 오는 18일까지 1단계 심사 결과를 공표할 계획이다.

MS가 변경한 인수 계획안에는 프랑스 게임업체인 유비소프트에 '콜 오브 듀티' 등 인기 게임에 대한 서비스 권한을 매각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앞으로 15년 내 출시될 게임의 서비스 권리(유럽 제외)도 매각할 방침이다. 게임 이용자들이 MS의 게임기가 없어도 블리자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기 위한 조치다.

게임업계에서는 MS와 블리자드의 합병이 사실상 확정됐다는 반응이 나온다. MS는 지난해 4월 687억달러(약 91조원)에 블리자드 지분 전량을 인수했다. 게임업계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인수로 '세기의 빅딜'이라 불렸다. 유럽연합집행위원회는 지난 5월 합병을 승인했지만, 영국과 미국은 인수 계약을 반대하며 난항이 이어졌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MS의 블리자드 인수 계약에 대한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은 "이번 M&A가 특정 산업의 경쟁을 저해한다는 주장이 입증되지 않았다"며 MS의 손을 들어줬다.

MS의 승소 이후 기류가 바뀌었다. CMA는 미국 법원의 기각 판결이 나온 직후 MS가 경쟁 저하 관련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계약 구조를 바꿔오면 다시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CMA가 MS의 인수안을 승인하게 되면 사실상 합병이 성사된다.

블룸버그는 "게임업계의 '빅딜'의 마지막 장애물이 사라졌다"며 "후발 주자인 MS가 게임업계에서 치고 나갈 추진력을 얻게 됐다"고 전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