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원유 생산의 23%를 차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원유 감산 기간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감산 소식에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원유(WTI) 등 원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물가 상승을 다시 부채질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1.14달러(1.3%) 상승한 배럴당 86.6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022년 11월 15일 이후 최고치다.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브렌트유는 1.04달러(1.2%) 오른 배럴당 90.04달러에 마감했다. 작년 11월 16일 이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90달러 선을 돌파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한 것은 세계 2·3위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감산 기간을 연장하기로 한 소식 때문이다. 사우디의 국영 SPA통신은 사우디가 7월에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 감산을 올해 말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이날 보도했다.

러시아도 이날 하루 30만 배럴의 수출 감축을 2023년 12월 말까지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원유 수요가 당초 예상에 못 미치자 가격을 방어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두 나라의 원유 감산 연장은 세계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새로운 위협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