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미국 최대 전기차업체 테슬라 주가가 20일(현지시간) 10% 가까이 급락했다. 추가 가격 인하로 테슬라의 수익성이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면서다. 세계 최고 부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주가 폭락 영향으로 하루 재산이 26조원 감소했다.

이날 뉴욕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74% 급락한 262.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8332억6200달러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약 898억8500만달러(약 115조원) 줄어든 셈이다.

테슬라는 지난 18일 주가가 293.34달러로 마감하며 300달러 고지를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전날 발표된 2분기 실적에서 테슬라의 매출과 순이익이 많이 늘어난 데 비해 수익성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고꾸라졌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총이익률은 18.2%로 전년 동기(25%)는 물론 올 1분기(19.3%)보다 줄었다. 영업이익률은 2분기에 전년 동기(14.6%) 대비 5%포인트 떨어진 9.6%를 기록했다. 테슬라 영업이익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건 2021년 1분기 후 2년여 만이다.

자크 커크혼 테슬라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매출총이익률을 2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강조했지만, 머스크의 발언은 달랐다. 그는 테슬라의 3분기 생산이 줄고, 제품 가격이 더 인하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머스크는 전날 실적 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마진(이익)을 계속 희생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머지않은 미래에 극적인 가치 상승을 가져올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차량을 판매하기 위해 마진을 희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가치는 엄청나다"고 답했다.
머스크 CEO와 아르노 회장의 재산 격차. 사진=블룸버그
머스크 CEO와 아르노 회장의 재산 격차. 사진=블룸버그
머스크는 또 올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180만대를 달성한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지만, 3분기에는 각 공장 시설의 업그레이드 작업으로 인해 생산량이 약간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테슬라 주가가 급등한데 따른 차익 실현을 위해 매물이 쏟아진 측면도 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140% 이상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가 하루 새 10% 가까이 하락하면서 머스크의 재산도 많이 감소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머스크는 이날 하루 재산이 203억달러(약 25억9400만원) 줄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머스크의 재산은 2344억달러(약 300조원)다. 2위인 버나드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과의 격차는 약 330억달러로 좁혀졌다.

머스크 재산은 올해 들어 테슬라의 주가 급등으로 약 1180억달러 증가했다. 그는 테슬라뿐 아니라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 등 지분을 갖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올해 재산이 390억달러 증가한 2012억달러다.

신정은 기자 newyear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