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아닌 폭염에 전력난 겪는 中, 알루미늄 생산량 감소 전망 [원자재 포커스]
올 초부터 20% 하락한 알루미늄 가격 반등 조짐
폭염으로 수력발전량 줄며 알루미늄 생산 감소

올 들어 20%가량 하락한 알루미늄 가격이 다시 반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때 이른 폭염으로 인해 중국 내 알루미늄 공급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가뭄으로 인해 수력 발전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자 중국 정부는 알루미늄 제련소 규제에 나섰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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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알루미늄 3개월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1% 상승한 t당 2168.5달러에 마감했다. 미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도 알루미늄 선물(10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11.25달러(0.52%) 상승한 t당 216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당초 알루미늄 가격은 지난 1월 t당 2600달러선을 웃돌았다. 중국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인해 알루미늄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됐다. 알루미늄은 주로 제조용 합금이나 건축자재로 쓰인다. 그러나 예상외로 중국 경기 회복세가 더딘 모습을 보이며 2100달러선까지 떨어졌다. 하락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최근 반등하기 시작했다.
때아닌 폭염에 전력난 겪는 中, 알루미늄 생산량 감소 전망 [원자재 포커스]
세계 최대 알루미늄 생산국인 중국에서 알루미늄 공급량이 줄기 시작했다. 당국이 알루미늄 제련소 등 금형 공장에 대한 전력 사용 규제를 강화했다. 청두 인근에 있는 쓰촨성의 전력 소비량이 급증해서다. 연일 35도를 넘기는 폭염이 이어지면서 냉방기기 가동률이 큰 폭으로 늘었다. 댐 수위는 낮아져 수력 발전량은 감소하고 있다.

상하이 금속 시장(SMM)은 10일 메모를 통해 중국 당국이 청두 근처 알루미늄 제련소에 전력 소비를 줄이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연 5만t가량의 알루미늄 공급 능력이 유휴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기반 철강 리서치회사 마이스틸에 따르면 쓰촨성 당국은 지난 3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제련소 운영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제련소 폐쇄가 중국 전역에 퍼질 것이란 우려가 확산했다. 쓰촨성의 알루미늄 생산량은 중국 전체의 2~3%에 불과하다. 하지만 더위가 이어지면 쓰촨성을 비롯해 윈난성 등 인근 지역에서도 연쇄적인 제련소 폐쇄 사태가 벌어질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5월부터 가뭄 전조현상이 나타나며 수력 발전량도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 5월 수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33% 감소했다.

중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전력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퍼지고 있다. 지난달부터 불볕더위로 인해 냉방기기 가동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전기 가격이 치솟았다. 지난달에만 메가와트시(MWh)당 40유로 이상 늘었다. 정부 보조금 지원도 중단되며 이중고를 겪게 됐다.

유럽철강생산자협회(Eurofer)는 "올해 때 이른 더위로 인해 알루미늄을 비롯한 금속 시장이 직격타를 입었다"며 "비용 증가에 대한 부담으로 인해 생산량을 줄이는 제련소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