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이 대세" 글로벌 M&A 평균 가치 1년만에 절반 '뚝'
전세게 사모펀드(PEF)들이 기업거래 시장에서 판돈을 줄이고 있다. 차입비용이 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대규모 인수합병(M&A)을 기피하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블랙스톤, KKR등 사모펀드 업계 큰손들은 최근 소규모 거래 비중을 늘리고 있다. 블랙스톤은 그 중 '애드온'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 애드온은 이미 소유하고 있는 회사와 결합할 수 있는 소규모 회사를 인수하는 방식을 뜻한다.

블랙스톤은 최근 교육기술 제공업체인 르네상스, 광고 자동화 업체인 심플리파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인 스페라 등의 애드온 계약을 지원했다. 블랙스톤의 기업거래 담당자인 엘리 나글러는 "애드온 거래를 통해 신규 자금 조달 비용을 아끼면서 두 회사의 중복되는 운영을 없애고 매출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데이터 제공업체인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올 들어 사모펀드 지원하에 성사된 거래의 평균 가치는 6590만달러(약 850억원)로, 같은 기간으로 비교했을 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작다. 지난해 전체(1억3100만달러)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스몰딜이 대세" 글로벌 M&A 평균 가치 1년만에 절반 '뚝'
또 올해 사모펀드 지원 거래의 전체 가치는 2567억달러(약 330조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50% 이상 급감했다. 반면 거래 건수는 4% 감소한 6458건으로 전년 대비 큰 차이가 없었다. 1건당 거래 가치가 줄었다는 뜻이다.

소규모 거래가 인기를 끄는 것은 금리 인상으로 자금 조달비용이 늘고 경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올해 최대 규모 인수로 꼽히는 퀄트릭의 사례는 자금조달이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 글로벌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와 캐나다연금투자위원회는 지난 3월 경험 데이터 관리업체인 퀄트릭을 125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중 부채는 10억달러에 불과했다. 통상 인수·합병 비용 절반을 부채로 끌어쓰는 게 관례인 점을 감안하면 자기자본 비중을 대폭 늘린 것이다.

다만 소규모 거래는 투자 프로세스가 더디고 경쟁이 더 치열하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규모가 적은 기업은 재무 데이터가 적고 관리 경험이 부족하다는 점도 변수다. 컨설팅 회사인 코헨레즈닉의 제레미 스완 관리책임자는 "소규모 거래가 훨씬 더 어렵고 더 부지런해야한다"라고 평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