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발 긴축 발작…"AI 강세 지속" [조재길의 핵심이슈]
[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6월23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PDF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파월 의장의 미묘한 기조 전환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또 다시 “올해 두 번 기준금리를 올리는 게 적절하다”고 밝혔습니다. 이틀 연속으로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인 메시지를 냈으나 속을 들여다보면 긍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습니다.

상원 청문회에 나선 파월 의장은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경기 지표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서비스 인플레이션이 큰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신용 시장의 긴축이 금리 인상을 한 번 대체하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현재 연착륙을 향한 경로에 서 있다”며 “주택 관련 경기는 바닥을 찍은 것 같다”고 소개했습니다.

미셸 보먼 이사도 “인플레이션이 수용하기 어려울 정도로 높다”며 “목표(2%)를 달성하려면 충분히 제약적인 금리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글로벌 증시 요동시킨 英 금리 인상


영국 중앙은행(BOE)이 기준금리를 시장 예상보다 많이 올렸습니다. 시장에선 25bp 인상할 것으로 봤는데, 실제로는 50bp 높여 연 5.0% 시대를 열었습니다. 2008년 이후 15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통화 정책 위원 9명 중에서 2명이 동결을 주장했으나 7명은 50bp 인상에 찬성했습니다. 그러면서 “추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앤드루 베일리 BOE 총재는 “경제가 예상보다 낫지만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은 게 문제”라며 “금리를 지금 안 올리면 상황이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영국이 깜짝 금리 인상에 나선 건 5월의 물가 상승률이 너무 높았기 때문입니다. 5월 인플레이션은 시장 예상치(8.4%)를 상회한 8.7%였습니다.

모건스탠리와 도이치뱅크, JP모간 등은 이날 일제히 영국의 최종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2~3번 추가 인상해 최종금리를 연 5.75% 이상으로 높일 것으로 봤습니다.

노르웨이와 스위스 중앙은행도 50bp, 25bp 각각 금리를 높였습니다. 노르웨이의 경우 25bp 인상할 것이란 시장 예상을 깨고 금리를 더 올렸습니다. 5월 인플레이션이 6.7%(작년 동기 대비)로, 전달(6.4%)보다 더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현행 8.5%인 금리를 15%로 650bp나 높였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중앙은행 수장이 골드만삭스 출신인 하피즈 가예 에르칸으로 교체됐다는 점에서, 이번에 금리를 20%로 높일 것으로 봐왔습니다. 여전히 40%에 달하는 물가 상승률 때문입니다.

튀르키예 리라화는 큰 폭의 금리 이상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3% 안팎 약세를 보였습니다.

바클레이즈 "AI 강세장 계속 간다"


바클레이즈의 베뉴 크리슈나 전략책임자가 “인공지능(AI) 관련주가 주도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동안 줄기차게 뛰었다는 점에서,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란 월스트리트의 대체적인 전망과 다른 겁니다.

크리슈나 책임자는 “AI 핵심주의 장기 성장 가능성을 감안할 때 주가가 하락하면 매수 기회로 삼을 만하다”며 “다만 단기적으로 볼 때 AI 수혜 기업의 범위는 좁혀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AI 기업 중에서도 옥석이 가려질 것이란 의미입니다.

그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뛴 미국 증시 대신 해외 시장으로 자산을 다각화하는 방안을 찾을 때”라고 조언했습니다.

또 침체 신호 보낸 경기선행지수


이날 공개된 지표는 미국 경기가 조금씩 둔화하고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우선 지난주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총 26만4000건이었습니다. 시장 전망치 평균(25만6000건)을 상회했습니다. 2021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숫자입니다.

견조했던 노동 시장이 조금씩 식고 있다는 신호라는 해석입니다.

콘퍼런스보드가 매달 집계 내는 경기선행지수(LEI)는 14개월 연속 하락했습니다. 전달 대비 0.7% 떨어졌습니다. 팬데믹 당시를 빼면 2017년 이후 최저였습니다.

경기선행지수는 작년 동기 대비 7.9% 낮아졌습니다. 경기 침체 가능성이 커졌다는 경고로 읽힙니다.

주택 거래가 예상 외 활황을 보이고 있지만 집값 자체는 더 떨어졌습니다.

부동산중개인협회(NAR) 자료를 보면, 5월 기존주택 중위 가격은 39만6100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1% 하락했습니다. 2011년 12월 이후 약 12년 만의 가장 큰 낙폭입니다.

다만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달보다 0.2% 늘어난 430만 건(연율)으로 집계됐습니다. 시장 예상치는 0.7% 감소했습니다.

테슬라 투자의견 또 낮춘 월가


전날 바클레이즈에 이어 모건스탠리도 테슬라(TSLA)에 대한 투자의견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지난 1년여간 테슬라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해왔던 애덤 조나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새 보고서에서 테슬라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습니다. 목표가를 200달러에서 250달러로 높였으나 현재 주가보다 낮습니다.

조나스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에 대해 AI 수혜를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 주가 급등으로 모두 가격에 반영됐다”며 “사실 테슬라가 가격 인하 캠페인을 끝냈는지도 불분명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가격 인하 정책에 따라 테슬라가 향후 자체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테슬라 주가가 최상의 조건일 때 450달러(종전 390달러), 최악일 때 90달러(종전 7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아마존의 소매 저력, 저평가 됐다"


루프 캐피탈은 아마존(AMZN)에 대해 월가에서 저평가하고 있다며 매수 의견을 재확인했습니다. 동시에 목표가를 종전 140달러에서 180달러로 높였습니다.

롭 샌더슨 애널리스트는 “아마존의 AWS(클라우드) 사업 부문의 매출 둔화세가 끝나면 새로운 수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며 “더 중요한 건 소매 비즈니스의 저력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마존 소매 부문이 광고 및 수수료 확대에 힘입어 마진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며 “소매 이익률은 곧 팬데믹 이전 수준을 추월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아마존 AWS 부문은 이날 별도 발표에서 “고객사들의 생성형 AI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관련 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며 “1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라고 공개했습니다.

가격 4% 또 올리겠다는 레스토랑 체인


시가총액 기준으로 세계에서 6번째로 큰 식당 체인인 다든 레스토랑(DRI)이 시장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았습니다. 주가는 되레 하락했습니다.

다든 레스토랑의 직전 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58달러, 매출은 27억7000만달러였습니다. 각각 전망치 평균을 웃돌았습니다. 특히 매출은 1년 전보다 6.4% 늘었습니다.

문제는 전체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올리브가든이었습니다. 동일 매장 매출 증가율이 4.4%로, 예상치(5.0%)보다 부진했습니다.

2024회계연도 전체의 EPS 가이던스도 마찬가지입니다. 8.55~8.85달러를 제시했는데, 시장 예상(8.79달러)을 밑돌았습니다.

이 회사는 “연간 총 인플레이션을 3~4%로 보고 있다”며 “이에 따라 메뉴 가격을 3.5~4% 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든 레스토랑 주가는 이날 2.6% 밀렸습니다. 다만 지난 1년간 상승률은 40%를 넘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