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뉴욕 증시는 전일 휴장일 이후 약세로 출발했다. 국채 금리는 소폭 하락했고, 원유와 금, 원자재가 내렸다. 이번주 잇따라 예정된 美 중앙은행(Fed) 인사들의 발언에도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발표된 주택 시장 지표는 예상 보다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5월 주택착공 건수는 163만으로 21.7% 증가했다. 주택 허가도 전월비 5.2% 증가한 149만 건을 기록했다. 주택 시장은 경기 선행 지표로, 경기 낙관론에 무게가 실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리를 더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택 시장에 미리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전일 발표된 NAHB 주택 시장 지수도 55로, 예상인 51을 넘어 긍정적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낙관적인 수치다.


지난 주말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 이후 후속 조치에도 관심이 모였다. 고위급 소통 채널이 강화되면서 얼어붙은 미중 관계가 회복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은 미국의 이익을 존중하며 미국에 도전하거나 대체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다"며 "같은 맥락에서 미국도 중국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중국이 쿠바와 합동 군사 훈련을 위한 시설 건설을 위한 협상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려도 커졌다. 만약 중국이 시설 건설에 합의한다면 미국과 군사적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주식 전망에 대해 신중한 보고서가 다수 나왔다. 모건스탠리는 생산자물가지수(PPI) 예상 하회 이후 기업들의 수익 감소가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인공지능(AI)의 잠재력도 마진 압박을 막기는 어렵다는 의견이다. JP모간도 성장수의 상승세에 정체가 오면서 하반기 주식 랠리에 압력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바클레이즈는 학자금 대출 상환 재개로 인해 미국 소비가 158억달러 규모로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메리칸이글, 어반아웃피터스, 빅토리아시크릿 등 의류주들이 타격을 볼 수 있다는 시각이다.

종목 중에서는 경영진 교체를 발표한 알리바바(BABA)가 주가 약세를 보였다. 차이총신 알라바바 그룹 부회장이 9월 회장 자리에 오르고, 우용밍 알리바바 신임 CEO가 경영을 이끌기로 했다. 그는 타오바오·티몰 경영을 유지하고, 기존 회장인 장융 CEO는 알리바바 클라우드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난 주말 신작 애니메이션을 공개한 디즈니와 디스커버리도 실망스러운 성적을 냈다. 워너브라더스 영화 '더 플래시'는 연휴 동안 642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디즈니의 '엘리멘탈'도 예상 대비 적은 관객을 끌어 모았다.

제약주 중에서는 노보 노디스크가 위고비 생산 확대 지연으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노보 노디스크는 미국 수요를 맞추기 어려워 개도국 생산이 지연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다이스테라퓨틱스는 일라이릴리의 인수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다. 일라이릴리는 이 회사를 주당 48달러, 현금 24억불에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월가에서는 필립모리스, 유에스푸즈, AVIS, 바이두에 대해 긍정적인 투자 의견이 나왔다. 이날 장초반 해당 종목들은 모두 강세를 보였다.

뉴욕=정소람 특파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