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협상 국면 속...Fed 긴축 우려에 하락한 원유[오늘의 유가]
국제유가가 미국 중앙은행(Fed)의 긴축 유지 우려로 인해 하락했다. 달러화 가치가 오름세를 보이자 통상 달러로 거래되는 원유 수요가 억제되면서다.

1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97센트(1.33%) 하락한 배럴당 71.8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브렌트유도 전장 대비 배럴당 1달러 가량 빠지며 배럴당 75.97달러로 내려앉았다.

원유 시장은 최근 들어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 배럴당 68달러~74달러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이다. 산유국들의 감산 결정에도 경기 둔화,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은 수요 요인들을 중시하는 모양새다. 미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과 Fed의 6월 통화정책회의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선 것이란 분석이다.

케빈 매카시 미 하원의장은 이날 "이르면 다음 주에 부채한도 합의에 대해 표결할 수 있다"고 말해 협상 타결 기대를 키웠다. 다만 조 바이든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을 중단하게 만드는 등 협상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란 전망이다. 액티브트레이드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원유 시장 참가자들이 부채한도 협상 결과와 관련해 좀 더 조심스러운 접근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협상에서 뚜렷한 돌파구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양측 주요 지도부의 긍정적인 분위기에도 아무것도 합의된 것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합의가 도출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여전히 미국과 전세계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美부채협상 국면 속...Fed 긴축 우려에 하락한 원유[오늘의 유가]
이날 원유 시장에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관련 찬물 발언도 나왔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부인하는 듯한 당국자의 발언이다. 로리 로건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한 연설에서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근거는 아직 분명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몇 주간 나오는 지표들이 다음 회의를 건너뛰는 것이 적절한지를 보여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필립 제퍼슨 Fed 이사 겸 부의장 지명자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너무 높다"며 "우리는 이를 낮추는 데 아직 충분한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들 이후 Fed가 6월 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은 전날 28%선에서 이날 장중 40.2%까지 높아졌다.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은 59.8%로 전날의 71.6%에서 하락했다. 이날 달러화 가치는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에 상승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ICE달러지수는 0.6%가량 올라 103선에서 거래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