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 월드뉴스 총정리 5월4일] 간밤 월드뉴스를 총정리하는 한국경제신문 조재길 특파원의 핵심이슈입니다. 글로벌마켓나우 방송에서 사용한 파워포인트(PPT)가 기사 하단에 첨부돼 있습니다.(다운로드 가능)

마지막 금리 인상파월은 인하 없다

미국이 기준금리 연 5.25% 시대를 열었습니다. 이날 25bp(1bp=0.01%포인트) 인상해 2007년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금리를 맞게 됐습니다. 작년 3월 이후 10회 연속 올린 겁니다.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5.0%로 많이 둔화했으나 여전히 미 중앙은행(Fed) 목표치(2%)보다 높기 때문입니다. 미 실질 금리는 2019년 이후 3년 만에 처음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다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서에서 ‘긴축을 강화할 추가 조치가 적절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기존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향후 정책 회의 때 금리 동결을 강하게 시사한 겁니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이번 결정이 앞으로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일부 문구를 삭제한 건 의미있는 변화라고 자평했습니다. 파월 의장의 이 발언 역시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걸 강하게 시사했습니다.

금리 인상 종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상승세를 타던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결과적으로 하락 마감했습니다. 파월 의장이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둔화하지 않을 것이란 공감대가 있다”며 “(현 단계에서) 금리 인하는 부적절하다”고 못을 박았기 때문입니다.

마이크 로웬가르트 모건스탠리 포트폴리오 책임자는 “앞으로 시장 논의의 초점은 경기 침체 여부에 모아질 것”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마지막 금리 인상 후 1년 후엔 S&P500지수가 평균적으로 21.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과거 5번의 금리 인상 사이클을 분석한 결과입니다. 닷컴 버블이 붕괴됐던 2000년대 초 이후 나머지 4번의 6개월 후 주가가 하나같이 뛰었습니다.

또 불안한 지역은행팩웨스트 주가 50%

뉴욕증시 마감 직후 갑자기 지역은행에 대한 불안감이 커졌습니다. 장중에 반등하기도 했던 팩웨스트(PACW) 등 주가가 시간외 거래 때 급락했습니다.

팩웨스트 주가는 정규장에서 1.98% 하락 마감했는데, 시간외 거래 때 50% 안팎 급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팩웨스트가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 때문입니다. 실리콘밸리은행 시그니처은행 퍼스트 리퍼블릭 은행 등 다른 지역은행들도 매각을 추진하다 결국 파산했습니다.

또 다른 지역은행인 웨스턴 얼라이언스 은행 주가도 시간외 거래에서 20% 넘게 밀리고 있습니다.

실적 발표 앞둔 애플월가의 분석은?

애플(AAPL)이 실적 발표를 하루 앞둔 가운데, JP모간이 “다른 빅테크 업체들처럼 월가 예상치를 웃도는 좋은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사믹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실적 감소를 이미 예고한 상태”라며 “메타 플랫폼 등과 달리 비용 절감에 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실적 자체는 월가 예상치를 웃돌 수 있다는 겁니다.

채터지 애널리스트는 “핵심은 현재 분기의 가이던스”라며 “매출이 악화하지 않는 쪽으로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애플 실적은 앞으로 시장 전체의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CFRA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 때 자사주 매입 규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올해 자사주 매입 규모는 9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매년 1분기 실적 발표 때마다 자사주 매입 규모를 밝혔는데, 지난 10년간 총 5720억달러의 자사주를 매입했다는 게 그의 설명입니다.

지노 애널리스트는 “맥과 아이패드 판매 저하 때문에 애플이 이미 5%의 매출 감소를 예고했다”며 “현재 분기의 가이던스도 개선되는 쪽으로 내놓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날개 없는 국제 유가 추락

국제 유가가 연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68.60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전날 대비 3.06달러 밀렸습니다. 3일간 하락률은 10.65%에 달합니다.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72.33달러였습니다. 전날보다 2.99달러 떨어졌습니다.

Fed의 추가 금리 인상이 가장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이 기준금리 5.25%를 맞게 되면서, 경기 악화 가능성이 커졌다는 겁니다. 경기가 침체되면 원유 수요도 감소하게 됩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이 지난주 기준 휘발유 재고가 많다고 발표한 점도 하락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휘발유 재고는 시장 예상(100만배럴 감소)과 반대로 174만2000배럴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국제 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플러스의 공동 감산 발표(4월 초) 때보다 훨씬 많이 밀렸습니다.

퀄컴의 자신감 없는 실적 가이던스

모바일 반도체 업계의 강자인 퀄컴(QCOM)이 월가 예상보다 좋은 1분기 실적을 내놨으나 저조한 가이던스를 발표했습니다.

퀄컴의 1분기 EPS는 2.15달러(월가 평균 추정치 2.15달러), 매출은 92억7000만달러(추정치 91억달러)를 각각 기록했습니다. 1년 전보다 큰 폭 감소했으나 시장 전망에 부합했습니다.

문제는 가이던스였습니다.

2분기 매출이 81억~89억달러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시장 예상치(91억4000만달러)에 못 미쳤습니다. 2분기 EPS는 1.7~1.9달러로 전망했습니다. 역시 예상치(2.16달러)를 밑돌았습니다.

퀄컴은 “핵심인 모바일 칩 부문의 매출이 1년 전보다 17% 감소했다”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가 아직 없다”고 밝혔습니다. 퀄컴의 사업 부문 중 모바일 칩 비중은 61.1%에 달합니다.

퀄컴 주가는 정규장에서 2.81% 밀린 뒤, 저조한 가이던스를 내놓은 시간외 거래 때 추가로 밀리고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