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3월 노동시장 상황은 지표별로 엇갈리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견조한 모습을 보였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당분간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 7일 내놓은 3월 고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시간당 평균 임금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4.2% 올랐다. 전달인 2월(4.6%)에 비하면 둔화했다. 경제활동참가율도 2월 62.5%에서 지난달 62.6%로 소폭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경제활동참가율이 올라가면 덩달아 뛰는 실업률은 2월 3.6%에서 지난달엔 3.5%로 떨어졌다.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은 23만6000개 증가하며 2월(31만1000개)보다 줄었지만, 시장에서 Fed가 긴축 속도를 늦출 만한 기준점으로 여기는 20만 개보단 많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의 평균 일자리 증가폭(17만3000개)과도 격차가 컸다. 경제활동참가율도 팬데믹 이전(63.3%) 수준에 못 미쳤다.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요 은행은 미 노동시장 열기가 식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탄탄하다고 평가했다. 씨티그룹은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했음에도 실업률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인 3.5%를 기록했다”며 “전체적으로 3월 고용지표는 시장 예상보다 강했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금리 선물시장에서도 Fed가 긴축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다음달 2~3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확률은 1주일 전 30~40%에서 이제는 70%대로 상승했다. Fed가 다음달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밟으면 미국 기준금리는 연 5.0~5.25%가 된다. 속단하기엔 이르다는 전망도 있다. 앤드루 헌터 캐피털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3월 고용보고서는 은행 위기를 본격적으로 반영하지 않았기 때문에 투자자는 오는 12일 나오는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더 주목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