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 은행 구원투수로 나서나…백악관과 접촉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미국 지역은행 위기 사태 이후 조 바이든 행정부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버핏이 지역은행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8일(현지시간)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버핏이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과 지난주 전화로 수차례 지역은행 위기 상황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통화는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등으로 미국 금융 시스템에 대한 불안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뤄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버핏은 당국자들에게 SVB 파산 등 위기 상황 타개를 위한 조언을 했다. 또 어떤 방식으로든 미국 지역은행에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핏은 과거에도 위기에 빠진 은행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바 있다. 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여파로 그해 주가가 40%가량 폭락한 골드만삭스에 손을 내밀었다. 버핏은 50억달러(약 6조5400억원)어치의 골드만삭스 우선주를 사들이며 자본 조달을 도왔다. 2011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주가가 폭락했을 때도 50억달러를 투자했다. 당시 버핏은 “이번 투자는 BoA와 미국에 대한 신임 투표”라며 “세상이 끝난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버핏과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의 통화 소식이 전해진 이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은행 CEO들의 개인 전용기가 주말에 버핏이 있는 오마하에 착륙했다는 게시물이 올라왔다. 웨스턴얼라이언스뱅코프 팩웨스트뱅코프 등의 개인 전용기가 거론됐다. 버핏이 중소 은행 투자에 본격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퍼졌다. 블룸버그통신은 “바이든 정부는 세금을 투입하지 않고 은행 위기에서 벗어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며 “개인 투자로 위기 확산을 막는 방안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