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21.1.jpg)
엔비디아는 4분기(11월∼1월) 매출과 이익이 월가 예상치를 웃돌았고 1분기 매출 가이던스도 월가 추정(63억3000만 달러)보다 많은 65억 달러로 높여 제시했습니다. 챗GPT로 촉발된 AI 반도체 수요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AI가 변곡점에 있다. 많은 기업이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해 반도체 구매에 나서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실제 4분기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1% 증가했습니다. 엔비디아는 어제 콘퍼런스콜에서 AI라는 단어를 75회 사용했습니다. 알파벳(62회) 메타(33회) 마이크로소프트(31회) 등보다 훨씬 많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35.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34.1.jpg)
엔비디아의 주가는 오늘 12%가 넘는 폭등세로 거래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4% 오른 채 거래를 마쳤습니다. AMD, 마이크론, TSMC 등의 반도체 업종의 주가도 큰 폭으로 동반 상승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40.1.jpg)
오늘 아침 발표된 경제 지표는 Fed에 대한 시장 우려를 부추겼습니다.
미국의 작년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잠정치)은 전분기보다 연율 2.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되어 속보치인 2.9%보다 하향 조정됐습니다. GDP는 속보치-잠정치-확정치 등 세 번에 걸쳐 집계됩니다. 이런 하향 조정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소비지출이 4분기에 애초 2.1%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가 1.4% 증가로 수정된 데 따른 영향이 컸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56.1.jpg)
4분기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속보치 3.2%에서 3.7% 상승으로 높게 수정됐고, 에너지와 음식을 제외한 근원 PCE 물가도 속보치 3.9%가 4.3%로 높게 발표된 것입니다. 근원 PCE 물가는 Fed의 벤치마크 물가이고, Fed는 2%를 목표로 하고 있지요.
그렇지 않아도 내일 아침 발표될 예정인 1월 PCE 물가가 12월보다 반등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4분기 물가가 생각보다 더 올라간 것이죠. 월가는 1월 근원 PCE 물가가 한 달 전에 비해 0.4% 상승해 12월(0.3%)보다 올라갈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37.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28.1.png)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는 "실업급여 청구는 줄어들고 4분기 PCE 물가는 높아졌다. 또 시카고와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발표한 2월 경제활동 지수도 소폭 개선됐다. 지금은 Fed 피벗(전환)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는 "4분기 PCE 물가 상향 조정은 이전 생각보다 Fed의 2% 목표를 향한 진전이 적다는 것을 보여준다. 예상보다 높던 1월 소비자물가(CPI)와 함께 Fed가 향후 몇 달 동안 계속 금리 인상을 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58.1.jpg)
게다가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CNBC에 출연해 "제롬 파월 의장을 존경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통제력을 약간 잃었다는 게 사실"이라며 "Fed가 2% 물가 목표를 달성하려면 시간이 걸릴 것이고, 기준금리는 아마 더 오래 더 높은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하겠지만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인상을 재개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이먼은 지난달 Fed가 기준금리를 5%까지 올릴 확률과 6%까지 높여야 할 확률이 반반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는 "현재 미국 경제는 상당히 잘 돌아가고 있다"라면서도 "우리 앞에는 무서운 것들이 있다. 불확실성이 평소보다 더 나쁘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금리는 장 초반 또다시 상승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3.978%까지 치솟으며 4%에 육박했습니다. 2년물도 아침 한때 4.728%까지 올랐습니다. 달러 인덱스도 한때 104.683까지 올라 1월 6일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19.1.jpg)
어제와 오늘 아침 4분기 실적을 공개한 루시드와 모더나, 이베이, 도미노피자, 달러 제너럴 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표를 내놓은 뒤 급락한 것도 부정적이었습니다. 골드만삭스 트레이딩 데스크는 "어젯밤과 오늘 아침 실적을 보고한 많은 주식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엔비디아의 주가 폭등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42.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32.1.jpg)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43.1.jpg)
일부에서는 S&P500 지수가 200일 이동평균선(3940)에 근접하자 만기가 하루도 안 되는 콜옵션 0DTE 매수가 몰리면서 지수를 끌어올렸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그 수준이면 주가가 지지를 받을 것으로 본 것이겠지요. 실제 오늘 0DTE 옵션거래가 많았습니다. 헤지펀드 텔레메트리의 토마스 손튼 설립자는 "오늘 옵션거래가 역할을 미쳤다"라고 말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39.1.jpg)
시장은 오늘처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투자자 심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개인투자자협회(AAII)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의 강세 전망(향후 6개월 동안 주식 상승)은 2주 전 37%를 넘어 2021년 이후 최고까지 높아졌지만, 이번 주 다시 22%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반면 약세 전망(향후 6개월간 주식 하락)은 2주 전 25%에서 이번 주 38%로 상승했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골드만삭스의 반성문 "엔비디아, 잘못 봤다"](https://img.hankyung.com/photo/202302/01.32721031.1.png)
부채한도 상한은 지난달 이미 다 찼습니다. 미 재무부는 특별조치를 통해 자금을 융통해 쓰고 있는데, 이것도 8월께 고갈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면 미국 국채가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질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은 여름에 만기를 맞는 일부 단기물 국채 금리가 좀 올라가고, 미국의 크레딧디폴트스왑(CDS) 금리가 높아진 정도이고 자산 시장 전체적으로 부정적 영향이 크지는 않습니다.
골드만삭스 등 월가 금융사들은 부채한도 문제가 협상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봅니다. 하지만 여야가 벼랑 끝 전술을 쓰면서 협상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고, 이게 금융시장에 충격을 가할 수 있는 점을 우려합니다.
라스무센은 만약 미국 연방정부의 디폴트가 발생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S&P가 미국 신용등급을 강등했던) 지난 2011년 사례를 기초로 분석했는데요.
먼저 기술적 디폴트, 즉 일부 채권에 대해 일정 기간 이자를 주지 못하는 일이 발생할 경우입니다. 라스무센은 "실업률이 현재 3.4%의 두 배인 7%에 근접하고 6개월 안에 경기 침체가 발생하며, 단기적인 디스인플레이션 이후 지속적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수 있다"라고 예상했습니다.
두 번째는 전면적 채무불이행, 즉 모든 국채에 대한 이자 지급이 중단될 경우입니다. 이는 초대형 경제 재앙이 될 것으로 봤습니다. 라스무센은 "실업률이 첫 6개월 동안 12% 이상으로 급증하고 경제성장률은 -10% 밑으로 떨어지면서 깊고 장기간 지속하는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도 물자 부족으로 인플레이션은 그다음 해 11% 이상을 치솟을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라스무센은 두 시나리오 모두에서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되고 달러 가치는 위험에 처하며 민간과 정부 모두 이자 비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의 근간을 이루는 중소기업은 이런 충격을 견디지 못해 줄부도 사태가 터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