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대대적 가격 인하로 테슬라 주가는 올랐으나, 북미 시장에서 경쟁하는 전기 자동차 업체및 중고차, 부품 업체 등으로 후폭풍이 확산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마켓워치에 따르면, 테슬라는 지난주 미국과 캐나다에서 자동차 가격을 20%나 인하했다. 이 인하로 대부분의 테슬라 모델은 미국에서 인플레감소법(IRA)에 따른 7,500달러의 구매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됐다.

같은 시장에서 경쟁하는 EV 제조업체들은 당장 가격 인하 압박과 이에 따른 수익성 악화로 주가가 떨어졌다. 테슬라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미국에서 전기차로 이익을 내는 업체가 없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 이후로 리비안(RIVN) , 폴스터 오토모티브(PSNY), 피스커(FSR) 는 각각 5%, 6%, 11%나 각각 하락했다. 상대적으로 초호화 차량만 판매하는 루시드(LCID) 주식은 2%만 하락했다. 이 기간중 S&P500은 1% 하락했다.

재고를 갖고 있던 중고차 딜러들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이전 가격으로 비싸게 사들인 차를 신차 가격 인하에 따라 대폭 낮춰야하기 때문이다.

중고차 업체 카바나(CVNA) 는 중고 테슬라 모델Y를 가격 인하후 신차보다도 13,000달러나 더 비싸게 거래했다. 카바나 주가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 이후에만 12% 급락했다. 또 다른 중고차 업체인 카맥스(KMX)와 오토네이션(AN) 주식도 하락했다.

벤치마크의 자동차분석가인 마이크 워드에 따르면, 업계 전체적으로 중고차 재고가 많지 않은 상태라 중고차 업체들의 문제는 일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자동차 부품 업체는 테슬라의 가격인하를 호재로 받아 들인다. 이들은 신차의 총 생산량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격인하로 판매가 늘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전기차용 부품을 공급하는 매그나 인터내셔널(MGA) 은 주가에 변동이 없으며 자율주행시스템 부품 업체인 앱티브(APTV)는 주가가 2% 올랐다.

앱티브의 주가가 오른데 대해, 시티의 분석가 이태이 마이클리는 전기차 가격이 저렴해지면 별도 옵션으로 팔리는 앱티브의 고급자율주행시스템 구매 수요가 늘 수 있기 때문으로 밝혔다.

마이클리 분석가는 포드(F)나 제네럴 모터스(GM) 같은 전통적 자동차 업체는 주력 품목이 트럭인만큼 회사 전체로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포드는 테슬라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EV판매업체인만큼 GM보다는 좀 더 타격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이클리는 GM과 포드의 EV 부문 이익 마진 목표가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위험해졌는지 판단하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직 전기차 부문에서 이익을 내는 생산 규모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GM은 2025년부터 전기차 부문에서 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기차의 생산 규모와 가격 및 단위당 비용은 모두 차량 수익성에 영향을 미친다. 테슬라도 연간 약 40만대의 차량을 생산하기 전까지는 돈을 벌지 못했다.

미국시장에서 테슬라와 더 직접적으로 경쟁하며 가격 인하 압력을 느낄 수 있는 BMW와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증시에서 각각 2% 하락했다.

테슬라 주가는 가격 인하 발표 이후 약 4% 상승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판매 증가에 도움될 것으로 본다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 앱티브 주가 차트 ]
테슬라 20% 가격인하로 EV업체,중고차 업계 후폭풍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