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다음달 깜짝 감산”…‘미국 화해’ 가능성에 유가 급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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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사우디아라비아가 증산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미국과 화해 수순을 밟고 있다”고 전했다. OPEC의 맹주 격인 사우디는 지난 10월 정례 OPEC 회의에서 시장 예상보다 큰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주도했다. 이에 따라 유가 하락을 유도해온 바이든 행정부와 마찰을 빚어왔다.
다만 바이든 정부가 지난주 사우디의 실질적인 통치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면책 특권을 부여하면서 전환점을 맞았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자국 출신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했다는 혐의와 함께 이론적으로 미국 재판정에 서야 할 처지가 될 수 있었다.

유럽연합(EU)이 다음달 5일부터 러시아 원유에 대한 금수에 나서는 데 대해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 입장에선 ‘200만 배럴 감산이 러시아 전쟁을 지원할 목적이 아니었다’는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요즘과 같은 유가 하락기에 감산을 검토하는 건 이례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 보도 직후 사우디아라비아 측은 “원유 감산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부인했다. 월가에서도 감산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유가가 떨어지고 있는데다, 중국의 코로나 봉쇄 강화 조치로 추가 하락 전망이 더 크다는 이유에서다.
미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월스트리트저널 보도 후 배럴당 75달러 선까지 급락했으나 사우디의 부인 이후 78달러대로 회복하는 등 큰 폭으로 변동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