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항복’(capitulation)이 나올 조짐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항복은 투자자들의 대량 매도를 뜻한다. 보통 항복이 나오면 증시가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콧 러브너 골드만삭스 분석가는 10일(현지시간) 내놓은 새 보고서에서 “증시의 항복이 가까워졌다”고 강조했다. 지난주 현금성 자산인 머니마켓펀드(MMF)로 유입된 자금이 890억달러에 달했다는 것이다. 2020년 4월 이후 최고치다.

러브너 분석가는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해온 애플과 테슬라의 매도세를 보라”며 “개인들은 이미 대량 매도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브너 분석가는 “항복 징후가 커졌으나 이게 주가의 바닥을 뜻하는 건 아니다”고 경계했다. 그러면서 “(금주부터 본격화하는) 3분기 실적과 다음달의 중간선거도 시장 불확실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라고 했다.
역사적 기준으로 보더라도 미국의 S&P500지수는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역사적 기준으로 보더라도 미국의 S&P500지수는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진 상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의 사비타 수브라매니언 전략가도 증시 전망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수브라매니언 전략가는 “3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상당폭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금도 11개 섹터 중 에너지를 빼놓고 대부분 주당순이익(EPS)을 낮춰야 할 상황”이라고 했다.

수브라매니언 전략가는 “3분기 실적 시즌엔 실적 자체보다 가이던스가 더 중요하다”며 “이번엔 마진 하향 압력이 세진 은행주들의 타격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고문은 “인플레이션이 결국 둔화하겠지만 (13일 발표하는) 9월 지표는 아닐 것”이라며 “관건은 경기 둔화이냐 대규모 불황이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래도 미 중앙은행(Fed)이 금리 정책을 전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