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때 4조 원 번 美 트레이더 이번엔 '이것' 매집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27억 달러의 이익을 남겨 유명세를 탔던 전 헤지펀드 매니저 스티븐 디글이 파운드화를 대거 매수했다고 밝혔다.

디글은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환율이 사상 최저치로 폭락한 날 파운드를 매수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작은 펀드 자산의 10%를 파운드를 사는 데 모두 썼다”며 “비용은 파운드로 받지만 수익은 달러로 내는 회사의 주식을 사들였다”고 설명했다. 펀드의 이름과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날 파운드는 약 5% 떨어지며 한때 사상 최저 수준인 1.03달러로 하락했다. 지난 23일 영국 외환시장에서 1985년 이후 처음으로 파운드당 1.09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37년 만에 기록했던 최저치를 재차 경신한 셈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때인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폭 하락이다. 파운드화 가치는 앞서 트러스 내각이 경제성장 촉진을 위한 감세정책을 추진한다고 발표한 이후부터 추락하고 있다.

디글은 “5년 또는 10년 평균 파운드에 비해 지금이 매우 저렴한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파운드화가 필요한 영국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기회주의적 거래는 아니다”라며 “(쿼지 콰텡 영국 재무부 장관이 발표한) ‘미니 예산안’에 대한 폭력적인 반응은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디글은 또 “영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대부분의 G7 국가보다 낮기 때문에 완화를 위한 어느 정도의 여유는 있을 것”이라면서 “나는 감세를 좋아한다. 그동안 영국의 세금은 너무 높은 수준이었고 아마 그것이 성장을 억누르고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글은 지난 2001년 변동성 헤지 펀드 아트레이디스 펀드 매니지먼트를 공동 설립했다. 아트레이디스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왔던 2007년과 2008년에 수익성 있는 베팅으로 이름을 얻었다. 이후 디글은 싱가포르에 가족 회사인 벌프스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를 세워 운영 중이다. 벌프스는 생명공학 벤처, 뉴질랜드의 아보카도 과수원, 독일 부동산 등에 투자하고 있다.


이은진기자 lej@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