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진 앞에 그의 트위터 화면이 띄워져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사진 앞에 그의 트위터 화면이 띄워져 있다. AF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자금 부담을 줄이려 기관투자가들과 고액자산가들을 상대로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는 머스크 CEO가 트위터 보통주 또는 우선주를 활용해 외부투자자들을 끌어모아 인수자금을 조달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유치를 통해 약 210억달러(약 26조 6000억원)의 자금을 모을 계획을 세웠다.

머스크 CEO는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헤지펀드와 같은 주요 기관투자가와 고액 자산가들을 상대로 배당금을 받는 우선주를 발행해 자금을 끌어 모을 계획이다. 사모펀드 중에선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아레스 매니지먼트 등이 주요 투자자로 거론됐다.

트위터의 주요 주주들과 지분 유지 협상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트위터의 전 CEO인 잭 도시가 지분 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피델리티와 같은 대형 기관투자자들도 머스크의 제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440억달러(주당 54.2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트위터 인수를 위해 △은행 대출(130억달러) △테슬라 주식담보대출(125억달러) △자기자본(120억달러) 등 세 가지 방식을 통해 인수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을 끌어모으려 지난 26~28일 사흘 동안 테슬라 주식 80억달러(약 10조원)을 매각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신규 투자자를 모집해 트위터 인수에 드는 이자 비용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그는 테슬라 주식을 담보로 잡고 125억달러(약 15조 8000억원)를 차입하려 했다. 미국의 주식담보대출 금리는 4% 안팎이다. 130억달러(약 16조원)는 트위터 명의로 7개 은행으로부터 대출할 계획이었다. 미국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는 최소 5% 이상이다.

인수할 때 드는 이자비용이 수익과 맞먹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위터의 최근 3년간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0억달러(약 1조 2000억원)에 못미친다. 머스크 CEO가 천문학적인 이자비용을 감당하려면 테슬라 지분을 추가 매각해야 한다.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 머스크 CEO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이사는 “머스크가 테슬라 주주들을 안심시키려 외부 투자자를 모으는 것 같다”며 “테슬라 지분 매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