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영향은 앞으로 수십년동안 이어질 것이며, 지정학 거시경제 자본시장 등 세계 질서의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BlackRock, 종목명 BLK)CEO 래리 핑크(Larry Fink) 회장은 24(현지시간)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서신에서 수십년동안 세계 경제가 연결된 문이 닫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핑크 회장은 “세계화의 이점과 글로벌 자본 시장의 힘을 여전히 믿는다”며 “하지만 러시아의 침공은 우리가 지난 30년동안 경험한 세계화(글로벌라이제이션)에 종지부를 찍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람, 국가 및 회사 간의 단절은 2년전 코로나로부터 비롯됐다”며 “이런 흐름은 극단화와 양극화에 의해 더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핑크 회장은 “러시아가 세계 경제에서 분리되면 기업들과 각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그들의 의존성을 재평가하고, 제품 제조 및 조립 부문도 재분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에너지 시장도 멕시코 브라질 미국 동남아시아 등 주변국이나 자국의 에너지 산업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오크트리 캐피탈 매니지먼트(Oaktree Capital Management)의 하워드 마크스(Howard Marks) 회장도 이날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로컬 소싱'을 언급했다. 그는 "가장 ‘저렴하고’ ‘쉽고' ‘친환경적인’ 소스보다는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곳에 더 많은 프리미엄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국내 제조업 일자리의 증가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핑크 회장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국제 결제망에서의 가상화폐 사용이 앞당겨 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블랙록도 고객들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가상화폐와 스테이블 코인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핑크 회장은 "신중하게 설계된 글로벌 디지털 결제 시스템은 자금 세탁과 부패의 위험을 줄이면서 국제 거래와 결제를 향상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로이터통신은 가상화폐에 대한 그의 견해가 우호적으로 바뀌었다고 전했다. 핑크 회장은 지난해 5월 가상화폐의 변동성을 우려하면서 가상화폐가 "투기적 거래 도구인지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밝힌 바 있다. 강현철 객원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