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기사와 무관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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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기 위해 미국과 유럽이 준비 중인 경제 제재 카드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 이후 경제 공격을 받아온 러시아가 수년간 대응력을 키웠기 때문이다.

20일 세계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러시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부채비율은 19.28%다. 작년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9개국) 부채비율 85.9%, 미국 부채비율 133.92%에 비해 크게 낮다. 러시아 정부의 자금 동원 여력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러시아는 금과 외화도 비축해 왔다. 2015년 4월 3077억2000만달러였던 외화보유액은 올해 1월 4979억5000만달러까지 늘었다. 같은 기간 금 보유액도 478억8000만달러에서 1322억6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광물자원에 수출 대부분을 의존하던 러시아는 서서히 시장을 다변화하고 있다. 2014년 러시아 전체 수출에서 70% 이상을 차지하던 광물 비중은 2020년 51%로 줄었다. 유럽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여전히 높지만 최근엔 중국과의 교역도 확대하고 있다.

서방국들이 러시아에 에너지 수출 금지 규제 카드를 꺼내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유럽이 천연가스 수입의 40%가량을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어서다. 미국 정부는 러시아 은행에서 달러 거래를 할 수 없도록 규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각종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필요한 전자제품 등의 러시아 수출을 막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