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하강 국면에 물가가 상승하는 '진퇴 양난'에 놓인 중국이 기준금리를 또 동결했다. 19개월 연속이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22일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을 전월과 동일하게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1년 만기 LPR의 금리는 연 3.85%, 5년 만기는 연 4.65%다. 중국은 지난해 4월 LPR을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내린 이후 이달까지 19달 내리 동일하게 유지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1분기 18.3%(전년 동기 대비)로 치솟았다가 2분기 7.9%에 이어 3분기에는 4.9%로 내려갔다. 4분기에는 3%대 성장을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인민은행이 최근 제시한 연간 8% 성장을 달성하려면 4분기에 최소 3.9%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이 때문에 경기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많다.

반면 중국의 10월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은 13.5%(전년 동월 대비)로 2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9월 10.7%에서 더 오른 것이다. 잠잠했던 소비자물가지수(CPI)도 10월에는 1.5% 오르면서 생산자물가(도매물가)가 소비자물가(소매물가)로 전이되는 현상이 확인됐다. 물가를 잡기 위해 오히려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리커창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세계경제포럼(WEF) 주최 화상 포럼에 참석해 "다방면의 원인으로 현재 경제는 새로운 하방 압력에 직면해 있다"면서도 "성장 추세는 흔들림이 없다"고 강조했다. 갑작스런 통화정책 변화보다는 감세 확대, 부동산 관련 대출 제한 완화 등 미세 조정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 정부는 연초 제시한 '6% 이상' 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