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개미(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유입에 힘입어 고성장한 미국 주식거래 플랫폼 로빈후드가 나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기업공개(IPO) 서류를 공식 제출했다. 예상 기업가치가 400억달러(약 45조원)로 예상되는 로빈후드는 올해 미 증시의 IPO 최대어로 꼽힌다.

로빈후드는 1일(현지시간)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신청 서류를 내고 상장 계획을 공식화했다. 서류에 따르면 로빈후드는 지난해 9억5883만달러(약 1조8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19년 매출(2억7800만달러)의 3.4배다. 로빈후드는 작년 745만달러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개인투자자가 증시에 대거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로빈후드는 게임스톱, AMC 등 밈 주식(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화제가 된 주식)과 암호화폐의 인기 덕분에 올 1분기에도 성장을 이어갔다. 1분기 매출은 5억2217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네 배 이상 늘었다. 1분기 말 기준 이용자 수는 180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계좌에 예치된 암호화폐 잔액은 116억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위험 요인도 있다는 지적이다. 미 금융산업규제국(FINRA)은 지난달 30일 로빈후드에 7000만달러의 벌금(배상금 포함)을 부과했다. 금융산업규제국은 로빈후드의 일시적 서비스 중단, 잘못된 정보 제공 등을 문제 삼으며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결정하게 됐다.

로빈후드의 성장을 이끌어낸 개인투자자들의 이탈도 문제로 꼽힌다. 1분기에 로빈후드 고객 20만여 명이 다른 증권사로 자산을 옮기겠다고 신청했다. 이전 신청한 계좌의 자산은 41억달러로 로빈후드 전체 예치 자산의 5% 수준이다. 로빈후드는 올해 초 게임스톱 주가가 급등했을 때 게임스톱 주식 거래를 제한하면서 개인투자자들로부터 “헤지펀드 등 ‘큰손’ 편을 든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