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미국 아크인베스트먼트의 투자자금이 일부 기업에 집중되는 현상이 심화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블룸버그통신의 28일(현지시간) 집계에 따르면 아크인베스트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투자한 기업 중 29곳에서 10% 이상의 지분을 확보했다. 2주 전만 해도 아크인베스트가 1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 수는 24개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아크인베스트와 특수관계를 맺고 있는 일본 니코자산운용의 행보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니코자산운용은 아크인베스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아크인베스트의 지침을 참고해 투자하기도 한다.

아크인베스트와 니코자산운용의 합산 지분율이 25%가 넘는 회사로는 미국 나스닥시장 상장사 컴퓨젠(Compugen), 오가노보 홀딩스(Organovo Holdings), 인텔리아 테라퓨틱스(Intellia Therapeutics)가 있다. 이들 기업 외에도 두 자산운용사의 합산 지분율이 20% 이상인 기업이 10개 가량 더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보도했다.
아크자산운용과 니코자산운용의 합산 지분율이 25% 이상인 기업 목록
자료: 블룸버그
아크자산운용과 니코자산운용의 합산 지분율이 25% 이상인 기업 목록 자료: 블룸버그
아크인베스트의 투자 기준인 파괴적 혁신 여부에 부합하는 기업은 한정적인데 반해 아크인베스트의 ETF가 굴리는 자금 규모는 크게 불어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아크인베스트의 과도한 집중도가 투자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ETF 자문사인 ETF스토어의 네이트 제라시 대표는 “아크인베스트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가게 되면 상환 압박이 커지고 피투자 기업의 주가에 악영향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아크인베스트의 몸집이 크게 불어나면서 일거수 일투족이 피투자 종목 및 업종에 미치는 영향도 거대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 아크인베스트의 주요 투자기업에까지 본격적인 공매도 투자금이 몰리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아크인베스트 지분율이 10% 이상인 기업 29곳 중 최근 5일 동안 풋옵션 거래가 콜옵션보다 활발했던 경우는 5개에 그친다. 풋옵션 거래가 콜옵션보다 많다는 것은 앞으로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투자자가 상승 기대 투자자보다 많다는 점을 뜻한다. 낙관론도 나온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에릭 발추나스 애널리스트는 “(아크인베스트 ETF로부터) 자금이 계속 유출되는 일은 드물었다”며 “가격 하락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