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내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내 집무실 오벌 오피스에서 재닛 옐런 재무장관과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세계 경기가 코로나19라는 글로벌 팬데믹에서 점차 벗어나고, 글로벌 돈 풀기가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논쟁이 한참이다. 한 투자은행이 리플레이션 국면에 수혜를 볼만한 두 가지 섹터를 추천했다.

덴마크 투자은행(IB) 삭소뱅크의 피터 가르니 주식 전략 총괄은 리플레이션 수혜 섹터로 원자재와 금융 분야를 꼽았다.

가르니는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원자재 관련 주식이나 원자재 선물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익률 상승세가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 보험사도 리플레이션 국면에서 수혜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경기 회복이 가장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도 금융 업종은 먼저 실적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초 삭소뱅크는 농업 화학 에너지 광물 채굴 업종에서 40개 종목을 담은 '삭소 원자재 섹터 바스킷'을 선보였다. 농업 섹터에서는 디어(DE) 코르테바(CTVA) 뉴트리엔(NTR), 에너지 섹터에서는 쉘(SHLX) 토탈(TOT) 셰브론(CVX) 엑손모빌(XOM)이 포함됐다. 화학 기업 중에는 린데(LIN) 에어리퀴드(AIRP) 바스프(BASFN)가, 광물 및 채굴 업종에서는 리오 틴토(RIO) BHP그룹(BHP) 발레(VALE) 등이 포함됐다.

삭소뱅크는 "기업 리스트는 투자 참고용일 뿐 추천 종목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2016년 1월부터 해당 바스킷에 담긴 종목을 그대로 담았다면 투자 수익률은 171%다. MSCI 월드 인덱스의 수익률이 78%라는 점을 감안하면 벤치마크를 한참 상회한다. 올해를 기점으로 보면 MSCI 월드 인덱스 대비 7.5% 상회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1조9000억 달러 규모 경기 부양책의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은 미국 시장에서 가장 '핫한' 논쟁거리가 됐다.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우리 세대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인플레이션 압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을 시작으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가르니는 "당신은 주변에서 인플레이션이 실제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11월 미국 소비자물가 지수가 0.2% 오른 데 이어 지난달에는 0.4%가 올랐다.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이 불안해지고, 미·중 무역분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생산 비용과 운송 비용이 늘어나고 있고, 글로벌 무역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사실도 그 근거들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어떻게 인플레이션 압력에 대응해야 할까. 인플레이션 압력은 현재 공급 측면에서 나타나고 있고, 기업들은 가격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마진을 쥐어짜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다.

가르니는 "하지만 수요 차원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시작되면 투입 비용은 더 급격하게 늘어난다"며 "경쟁은 치열해지면서 가격을 더 올릴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이 때 투입 비용 상승은 기업 마진에 영향을 주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가르니는 "향후 5년 동안 수익을 어떻게 늘릴 수 있을지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며 걱정거리이기도 하다"며 "이미 인플레이션 압력의 징후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만약 여러분이 진정한 투자자라면, 이러한 변화를 주의깊게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