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가 채권 수익률이 오르더라도 주식 시장은 계속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히려 이자율이 낮으면서 경기도 회복되는 상황이 투자 기회라고 조언했다. 또 장기적으로 성장할 경기민감주(Long-duration cyclicals)를 담는 ‘타협 전략’을 택하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라이언 해먼드 미국 주식 전략가는 “역사적으로 이자율이 낮았던 시점들을 살펴보면, 현재 이자율 수준은 ‘주식 고점’을 불러올 만큼 낮은 수준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몇 달 동안 채권 금리는 상승세를 그렸다. 경제가 회복되리란 기대감과 인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합쳐진 결과였다. 지난 8일(현지시각) 미국 3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2%를 넘어섰다. 지난해 2월 이후 1년 만이었다. 국채 10년물도 1.2% 가까이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주식 시장이 대출 채권 수익률이 높이자면 주식 시장이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주식 시장은 대출이 쉬워지면서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골드만삭스는 “이자율이 완만하게 상승할 때는 보통 주식이 충분히 버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10년 국채 수익률이 3.5% 이상으로 치솟아야 주식 시장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이 오히려 현재 환경에서 이득을 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자율이 낮으면서도 경제는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성장할 경기민감주를 담으라고 조언했다.

해먼드 전략가는 “오로지 성장주만 담거나 경기민감주만 담는 전략은 특정한 환경에서는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다”면서도 “지금은 두 가지 상황이 공존하기 때문에 타협하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골드만삭스는 경제 지표에 따라 성과가 반응하는 경기민감주 중에서도 듀레이션(투자자금의 평균 회수 기간)이 긴 상위 25% 종목을 추렸다. 주식의 듀레이션이 길다는 것은 기업의 현재 현금 흐름보다 미래 현금 흐름이 크다는 의미다. 즉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듀레이션이 긴 주식, 즉 성장주는 이자율이 낮을 때 수익률이 좋다. 반면에 은행이나 자동차 같은 경기민감주는 채권 수익률이 오르면서 경제가 회복될 때 급격히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이 두 가지 성향을 모두 띤 종목을 추렸다. 반도체 기업인 엔비디아, AMD, 퀄컴과 소매 업체인 갭, 나이키 등이 이름을 올렸다. 아마존, 애플과 같은 빅테크 기업도 포함돼있다.

해먼드 전략가는 “이런 기술주들은 환경에 상관없이 일정한 수익을 내면서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적인 금리 변화가 이런 주식의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