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옛 페이스북)가 디지털코인 ‘주크벅스(Zuck Bucks)’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는 과거에도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추진하다가 접은 적이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메타의 금융부문인 메타 파이낸셜 테크놀로지스가 가상자산의 일환으로 주크벅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메타는 자사의 양대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사용자 수가 정체되면서 새로운 사업모델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를 내세웠다. 연간 1180억달러(약 143조원) 규모의 광고사업이 쪼그라들 위기에 처하자 내놓은 대안이었다.

가상자산 출시 계획 역시 신규 수익모델 중 하나로 풀이된다. 메타버스 공간에서 각종 서비스와 제품에 대한 결제수단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에 따르면 주크벅스는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는 아니다. 대신 세계 최대 메타버스 게임사 로블록스의 앱에서 통용되는 ‘로벅스’ 화폐를 벤치마킹했다. 메타의 중앙서버에서 직접 관리하는 일종의 게임머니 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특정 응용 앱 내에서만 사용되는 가상자산인 ‘토큰’을 의미한다. 메타 측은 페이스북 등 자사 플랫폼에서의 공헌도에 따라 사용자에게 소셜토큰, 레퓨테이션토큰 등을 발행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는 특정 인플루언서들과 연계된 ‘크리에이터 코인’을 개발할 예정이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최근 “오는 5월 내로 인스타그램에 대체불가능토큰(NFT)을 도입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메타의 가상자산업계 진출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에는 ‘리브라(이후 디엠)’라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하지만 메타의 글로벌 영향력과 특정 세력의 자금 세탁 가능성 등을 우려한 세계 규제당국 및 중앙은행들의 비판과 반대 여론이 쏟아졌다. 리브라 프로젝트에 동참했던 비자카드 등 기업들이 하나둘 빠져나가기 시작하자 메타는 결국 해당 사업을 접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