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가장 주목할 만한 미국의 경제 지표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뉴욕증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 중앙은행(Fed) 행보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어서다.

Fed는 지난 6일 공개한 3월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월 최대 950억달러의 양적긴축(QT)을 예고했다. 2017~2019년 대차대조표 축소 시기(최대 월 500억달러) 대비 두배가량 많은 양이다. 이와 함께 한 번 이상 기준금리를 50bp(0.5%포인트) 올릴 것이란 점을 분명히했다.

소비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물가가 뛰고 있는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임금 상승률이 5~6%(1년 전 대비)에 그치는 상황에서 물가가 8% 안팎 급등, 소비자들의 생계비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오는 12일 공개되는 3월 소비자물가가 시장 예상치(8.3%)보다 더 많이 높아진 것으로 확인될 경우 Fed의 긴축 행보를 대폭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Fed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을 미 경제 최대 위협 요인으로 꼽고 있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2월 7.9%까지 급등했다. 3월 물가가 얼마나 치솟았을지가 시장의 큰 관심사다. 블룸버그통신 제공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2월 7.9%까지 급등했다. 3월 물가가 얼마나 치솟았을지가 시장의 큰 관심사다. 블룸버그통신 제공
13일엔 도매 물가로 불리는 생산자물가지수, 14일에는 수입물가지수가 각각 발표된다. 모두 3월 수치 기준이다. 3월엔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다. 소비자물가와 생산자물가, 수입물가 모두 급등세를 탔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14일에는 미시간대가 매달 내놓는 소비자태도지수가 또 나온다. 4월 예비치 기준이다. 전달엔 59.4로, 11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당시 전달(62.8) 대비 대폭 하락한 것으로 나오면서 증시에 부담을 줬다. 미시간대가 동시에 공개하는 기대 인플레이션 역시 1981년 이후 40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다음날인 15일에는 뉴욕연방은행이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를 발표한다. 4월의 경기동행지수 성격이다. 전달엔 -11.8이었다. 미 동부지역의 제조업 심리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다음주부터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화한다. 여느 때처럼 금융회사들이 가장 먼저 성적표를 내놓는다.

13일 JP모간 블랙록, 14일 씨티그룹 웰스파고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이다. ‘경기 전망이 불투명해도 기업 실적만큼은 괜찮다’는 심리가 증시 급락을 막아왔던 만큼 대형 금융사들의 1분기 영업 결과 및 실적 가이던스가 증시 전체 분위기를 좌우할 가능성이 있다.

<다음주 예정된 주요 경제지표·일정>

11일(월) 뉴욕연방은행 1년 기대 인플레이션(3월, 전달엔 6.0%) / 실적 발표 : 블룸에너지

12일(화) 소비자물가지수(3월, 전달엔 7.9% YOY) / 실적 발표 : 카맥스

13일(수) 생산자물가지수(3월, 전달엔 0.8% MOM) / 실적 발표 : JP모간 델타항공 베드배쓰&비욘드 블랙록

14일(목) 소매 판매(3월, 전달엔 0.3%) / 수입물가지수(3월, 전달엔 1.4% MOM) /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4월 예비치, 전달엔 59.4) / 미시간대 5년 기대 인플레이션(4월, 전달엔 3.0%) /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기업 재고(2월, 전달엔 1.3%) / 실적 발표 : 웰스파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PNC파이낸셜 유나이티드헬스 라이트에이드 프로그레시브 스테이트스트리트

15일(금)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4월, 전달엔 -11.8) / 산업생산지수(3월, 전달엔 0.5%)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