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급락, BoA 저주 탓?…엔비디아 '300달러' 콜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1. 엔비디아의 오픈AI 투자 "이런 무서운 전략"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는 아침 9시 30분 0~0.1% 강보합 수준에서 출발했습니다. 하지만 금세 내림세로 전환했습니다. 별다른 악재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랠리를 이끌어온 AI 전선에서는 계속해서 긍정적 소식이 나왔습니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가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칩 수출을 할 수 있도록 승인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UAE를 방문해 AI 협정을 맺었는데요. 이후에도 수출 승인이 늦어지다가 마침내 이뤄진 것입니다. 워싱턴 일각에선 UAE가 중국과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AI 칩 수출에 대한 반대가 있었죠. 블룸버그는 "승인은 UAE가 미국에서 상응하는 규모의 투자 계획을 구체화한 후 이뤄졌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양국의 AI 협정에는 UAE가 향후 10년간 미국에 1조4000억 달러를 투자하고, 미국은 매년 50만 개의 첨단 AI 칩 수출을 승인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와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반도체 회사들이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협정에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조만간 거래를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TSMC는 9월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31.4%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AI 칩 수요가 이어지면서 시장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이에 따라 3분기 매출도 30.3%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9월까지 누적 매출은 36.4% 증가했고요.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는 BBC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의 심각한 조정 가능성에 대해 "다른 사람보다 훨씬 더 우려하고 있다"라며 조정이 향후 6개월에서 2년 안에 올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럴 확률에 대해 "시장에서 10%를 가격에 반영한다면, 저는 30%에 가깝다고 말하고 싶다"라고 했습니다. 다이먼은 원래 보수적이죠. 하지만 AI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그는 "AI는 실재하며, AI는 전반적으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다만 AI에 투자된 돈 일부는 "아마도 사라질 것"이라고 했습니다. "마치 자동차가 전체적으로 보면 성과를 냈고, TV 전체가 성과를 냈지만, 관련된 사람 대부분은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한 것처럼 그럴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2. 3분기 어닝, AI가 이끈다
AI 주식들이 강세를 보여온 데에는 다음 주 본격화하는 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기대가 있습니다. JP모건 등 금융주가 14일 어닝시즌의 문을 여는데요. 정부 데이터 발표 지연으로 기업들의 발표가 더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특히 주인공은 AI 기업이 될 것입니다. 매그니피선트 7(Mag 7)을 보면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메타는 29일, 애플과 아마존은 30일 실적을 발표합니다.
⑴ AI 혁신은 컴퓨팅 수요를 지속해서 견인하고 있다=최근 AI 기업 간 파트너십은 대규모 데이터센터 용량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더 광범위한 도입과 점진적인 매출 창출 기회를 지원할 것이다.
⑵ AI 도입과 수익화는 계속 가속화되고 있다=AI 도입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AI 매출은 2030년까지 연평균 41%(CAGR) 증가해 2조6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⑶ 밸류에이션은 적절한 것으로 보이며, 접근 가능한 시장 규모(TAM)도 훨씬 더 클 수 있다
=일부 기업은 빠른 이익 성장으로 인해 지난 몇 년간 주가수익비율(PER)이 실제 하락했다. 거품 우려는 이해하지만, 지금 기업들은 1990년 대보다 더 나은 이익, 현금흐름, 재무구조를 갖추고 있다. 또 AI 시장 규모는 이전 IT 사이클보다 잠재적으로 11배 더 클 것으로 예상한다.
3. 델타 "지난6주 매출 추세 계속 개선"
오늘 델타항공과 펩시코가 3분기 실적을 공개했습니다. 항상 어닝시즌 개막 직전 소비 동향을 알려주는 기업들인데요. 이들의 실적을 보면 미국의 소비는 여전히 괜찮습니다.
델타항공은 3분기 실적과 4분기 가이던스가 모두 예상을 뛰어넘었습니다. 3분기 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4.1% 증가했고요. 주당순이익(EPS)은 14% 증가한 1.71달러에 달했습니다. 또 2025회계연도 EPS는 6달러로 제시해 예상치(5.77달러)를 웃돌았습니다. 에드 바스티안 CEO는 "올해 초 지정학적 사건과 관세 발표로 인해 업계에 어려움이 있었다. 그 모든 것이 소비자 신뢰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특히 기업을 중심으로 일부 매출이 감소했다. 다행히 3분기에는 상황이 다시 좋아졌고, 지금은 기대했던 대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올여름 여행 수요가 급증했으며 특히 지난 6주 동안 매출 추세가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했고요. 기업 출장 수요도 개선되고 있으며, 부유층의 지출 증가로 프리미엄 좌석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역대 최고의 4분기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봤습니다. 또 아직은 정부 폐쇄의 영향은 받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US뱅크자산운용의 톰 하인린 전략가는 "델타항공과 코스트코의 실적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도 소비자들이 회복력을 보인다는 증거"라고 말했습니다.
4. '인하 확실' Fed 2인자
금리 인하 기대도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어제 공개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는 "참여자 대부분이 올해 남은 기간 추가 완화 정책을 취하는 게 적절할 것으로 판단했다"라는 문구가 있었죠. 논쟁거리는 인하가 한 번이냐, 두 번이냐 하는 것인데요. 9월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들의 의견은 9대 10으로 엇갈렸습니다.
Fed의 마이클 바 부의장은 관세가 지속적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하며, "상식적으로 불확실성이 클 때는 신중하게 행동해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관세가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전반적으로 확산하는 현상은 보이지 않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오늘 지역은행 콘퍼런스에서 연설했는데요. 통화정책과 관련해선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차기 Fed 의장 선임 작업은 느리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11명의 후보자 면접을 지난 화요일에 끝냈습니다. 후보자에게 한 질문은 기준금리와 대차대조표 정책(양적 완화 등)에 집중되어 있다고 썼습니다.
오늘 국채 30년물 경매(220억 달러)가 있었는데요. 결과가 꽤 괜찮았습니다. 발행금리는 4.734%로 발행 당시의 시장금리 4.730%보다 0.4bp 높게 결정됐습니다. 응찰률은 2.382배로 최근 6회 평균(2.367배)과 비슷했는데요. 해외 수요를 나타내는 간접 수요가 64.5%, 미국 내 연기금 등의 직접 수요가 26.9%에 달해 딜러는 발행 물량의 8.7%만 인수했습니다. 2006년 이후 가장 적은 것입니다.
5. 가자 휴전→유가·금 하락
지정학적 이슈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전날 '가자 평화 구상' 1단계에 합의했습니다. 이에 따라 하마스는 20명의 이스라엘 인질을 13~14일 석방하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포로 2000명을 풀어주고 가자 지구에서 단계적으로 철군하기로 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대한 돌파구에 이르렀다. 가자 전쟁을 끝냈고 더 큰 차원에서는 평화를 만들어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유가가 내림세를 보였습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66% 하락한 배럴당 61.51달러에 거래됐습니다. 라이스타드에너지는 "평화 계획이 신뢰할 만한 것으로 판명된다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더 구조적이고 심오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는 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베선트 장관이 해결할 것이다. 어쩌면 중국으로 일부 수출을 중단해야 할지도 모른다. 또 중국에서 엄청난 양의 수입을 멈춰야 할지도 모른다. 시 주석과 대두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6. 질서 있는 조정인가
주가는 종일 내림세를 유지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28%, 다우는 0.52% 내렸습니다. 나스닥은 0.08% 약보합세를 보였고요.
인텔은 0.99% 올랐는데요. 애리조나에 있는 공장(Fab 52)이 완전 가동에 들어갔다고 밝혔고요. 이 공장의 18A 공정을 통해 제작한 노트북용 프로세서 '팬서 레이크'(Panther Lake)를 새로 공개했습니다.
델타항공은 4.29% 뛰었고요. 델타의 낙관적 4분기 전망에 유나이티드항공 등 항공사 주가가 모두 올랐습니다.
코스트코는 견조한 9월 매출 실적을 발표한 뒤 주가가 3.07% 상승했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통제를 강화한 탓에 MP머티리얼스는 2.41%, US레어어스는 14.9% 뛰었습니다. 반면 금값 하락에 금광산주인 뉴몬트, 베릭 등은 3~4%씩 내렸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