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르고 애플·푸틴 굴복하자 트럼프 “반도체 100%”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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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맥도널드, 디즈니 보니 '소비 OK'
어제 저녁부터 발표된 디즈니와 맥도널드, 우버의 분기 실적은 미국의 소비 지출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디즈니의 2분기 테마파크 부문의 매출은 전년 대비 13% 증가했습니다. 테마파크 매출은 미국인들의 재량 소비를 대변하는 척도입니다. 전체 매출도 8% 증가했습니다. 다만 영화 스튜디오와 TV 부문은 부진했습니다. 이는 스트리밍으로의 변화를 뜻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디즈니+는 이번 분기에 180만 명의 구독자를 추가했고, 훌루는 90만 명의 구독자를 확보했습니다. 그러나 ESPN 구독자는 2410만 명으로 변동이 없었습니다. 디즈니는 ESPN 구독자 수를 늘리기 위해 WWE 및 NFL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우버의 분기 매출은 18% 증가했고요. 총결제액(gross bookings)은 17% 늘었습니다. 다라 코스로샤히 CEO는 "현재로서는 소비자들의 약세가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3분기에도 총결제액이 18~2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 다음주까지 시장 움직일 3대 이벤트
이번 주부터 다음 주까지 뉴욕 증시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것은 ① 러시아 제재(관세) ② Fed 이사 선임 ③ 7월 소비자물가(CPI) 발표 등 3가지 이벤트입니다.
① 러시아 제재
상호관세 발효는 투자자 관심에서 멀어졌습니다. EU 일본 한국 등 세계 GDP의 55%를 차지하는 지역과 합의를 이룬 덕분입니다. 주요 무역국 중 캐나다(35%)와 멕시코(25%)가 15%가 넘는 높은 관세율을 부과받지만, 이들은 USMCA에 해당하는 제품(자동차, 철강, 알루미늄 제외)에 대해선 무관세를 적용받습니다. 무관세 제품이 6월 기준 양국 모두 85~90%에 달합니다.
월가가 주시하는 것은 러시아 관세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전 종전을 압박하기 위해 오는 8일까지 전쟁을 끝내지 않으면 러시아는 물론 러시아와 거래하는 국가에 대해 2차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압박해 왔는데요. 러시아 원유를 수입하는 대표적인 국가가 바로 중국과 인도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서도 2차 관세 부과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인도에 2차 관세를 부과한 행정명령에서 '상무장관이 어느 나라가 러시아 석유를 사는 것을 발견하면 25% 관세 부과 등 조치를 대통령에게 권고'하도록 한 것입니다. 양국은 이달 초 스웨덴 협상에서 러시아 원유 문제를 논의했는데요. 결론을 내지 못했죠. 당시 양국은 관세 유예 시한(8월 12일)을 90일 연장하는 방안에 합의했지만, 이것도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닙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승인하지 않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애플의 1000억 달러 투자 발효 행사에서 "칩과 반도체에 약 100%의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서 건설하는 경우에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라고 말했습니다. 즉 "아직 생산을 시작하지 않더라도, 건설 중이거나 건설을 약속했다면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습니다.
시장은 관세가 더 높아져도 경제 침체에 빠질 것으로는 보지 않습니다. 데이터트랙리서치는 "S&P500 지수는 과거 최고치와 동일한 수준인 예상 이익의 22.2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이 수준에서 주식을 보유하려면 경기 침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믿어야 하며, 'AI 트레이드'를 통해 배수가 24~26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봐야 한다. 지난주 실망스러운 7월 고용보고서 이후 회사채 시장에서도 국채 대비 스프레드가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거의 변동이 없다. 주식과 마찬가지로, 회사채도 미국 경제가 본질적으로 경기 침체에 강하다고 가정하고 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팩트셋에 따르면 2분기 어닝시즌 콘퍼런스콜에서 관세에 대해 언급한 기업은 1분기 91%에서 74%로 감소했습니다.
경기 둔화와 함께 Fed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Fed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는 인사들이 자꾸 늘어나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주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크리스 월러 이사, 미셸 보먼 부의장 두 명이 금리 인하를 주장하면서 반대표를 던진 데 이어 어제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의 메리 데일리 총재가 "노동시장이 약세 국면에 들어섰는데 인플레이션에 관세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2회보다 많은 인하도 고려할 준비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었는데요. 데일리 총재는 오늘은 "향후 몇 달 안에 금리를 조정해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리사 쿡 이사도 "7월 고용보고서에서 나타난 것과 같은 대규모 수정은 경제가 변곡점에 있을 때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라며 "기저의 불확실성을 반영한다"라고 약간 비둘기파적으로 말했고요.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7월 고용 데이터는 우려할 만한 신호를 보냈다"라며 "경제 변곡점에선 대규모 수정이 발생할 수 있고 데이터를 해석할 때는 신중하고 겸손한 자세가 필요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애드리아나 쿠글러 이사의 사임(8일)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곧 새로운 '비둘기파' 이사를 Fed 이사회에 넣을 수도 있습니다. 트럼프는 이번 주 결정하겠다고 했는데요. 오늘 "단기직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선 내년 1월까지 쿠글러 이사의 잔여 임기만을 채울 사람을 운 뒤, 의장이 될 인물을 뽑아 넣겠다는 겁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닉 티미라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으로 지명할 인물을 이번에 지명하면 케빈 해셋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유력한 후보"라고 썼습니다. 케빈 워시 전 Fed 이사는 지금은 금리 인하를 주장하지만, 원래 매파였다는 것이죠. 그러면서 "월러 이사가 2주 전 스콧 베선트 장관과 인터뷰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③ 다음 주 CPI
파월 의장은 지난주 FOMC에서 9월까지 네 건의 데이터를 보겠다고 했습니다. 바로 7월과 8월 고용과 물가입니다. 이 가운데 7월 고용은 지난주 부진한 것으로 나왔죠. 이제 월가는 다음 주 12일 발표될 7월 소비자물가(CPI)를 주시하고 있습니다. TD증권의 몰리 브룩스 채권 전략가는 "7월 고용보고서 발표 이후 시장은 확실히 긴장 상태에 있지만, 9월 회의까지는 아직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 Fed가 관점을 바꾸려면 단 하나의 데이터 지표와 하나의 데이터 포인트만으로는 부족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Fed의 물가 벤치마크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를 기준으로 "7월에 3%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라고 주장합니다. 관세 부과 전 들여왔던 재고가 거의 다 사라짐에 따라 기업들의 가격 인상 압박이 더 커지고 있다는 것이고요. 실효 관세율도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다는 이유입니다. "시차 때문에 한 달 정도 오차가 있을 수 있지만, 실효 관세율이 우리 추정보다 더 높은 수준에서 정착되고 있어서 우리의 인플레이션 전망이 지나치게 낙관적일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대 물가상승률은 Fed의 금리 인하를 시각적으로 매우 어렵게 만들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ING는 "관세 전가 효과가 명확해짐에 따라 향후 3~4개월 동안 전월 대비 0.4%, 또는 가끔 0.5% 물가상승률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 가격 변동일 뿐, 장기적으로 지속되어 2026년까지 연간 물가상승률을 4% 이상으로 끌어올릴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가상승률에서 비중이 가장 큰 서비스업 상황은 지난 2021~22년과는 매우 다르다. 당시 유가는 세 배로 뛰었고, 주택 가격과 임대료는 급등했으며, 노동시장은 사람이 모자라 뜨거웠다. 이런 요인은 지금은 모두 디플레이션 요인이다. 특히 주택 임대료 하락은 향후 몇 분기 동안 관세 영향을 상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9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다소 제한적' 수준에서 중립 수준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CIO는 "Fed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2~6개월 이내에 금리를 많이 내리리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도 내년에는 금리 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요. 모건스탠리는 내년 3월부터 175bp 인하를 점치고 있습니다.
3. "8월 약세 나타날 것" vs "사상 최고일 때 사야"
주가는 상승세를 지속했습니다. 10년물 경매가 부진하게 나온 뒤 더는 오름폭을 확대하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S&P500 지수는 0.73%, 나스닥은 1.21%나 올랐습니다. 다우는 0.18% 상승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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