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제3 돌격여단 신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AP
지난 1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제3 돌격여단 신병들이 훈련하고 있다. AP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유럽에서 징병제가 부활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전날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꺼낸 '국민복무제'가 오는 7월4일 영국 총선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18세가 되는 영국 국민은 1년 간 군사훈련을 받거나 지역사회에 기여하도록 하는 제도다. 군사 훈련을 받는 인력은 3만명으로 제한된다. 2022년을 기준으로 18세가 된 영국인 77만5000명의 약 3.8%다.

영국은 두 차례 세계대전 중 징병제를 시행했으나 1960년에 완전 폐지했다. 64년 만에 징병제가 다시 논의되는 것은 러시아·중국 등이 주변국에 무력 위협을 가하는 경우가 늘면서다. 수낵 총리는 지난 25일 참전용사들과 만나 "(지금의) 세계는 지난 수십 년보다 더 위험하고 도전적"이라며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이 있고, 이들(의 위협)은 멀리 떨어진 곳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 집에 있는 우리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도 징병제 부활 논의가 뜨겁다. 제1야당인 기독민주연합(CDU)은 지난달 당 회의를 통해 2011년 폐지된 징병제를 복원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집권 여당인 사회민주당(SPD) 소속의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국방장관은 지난 3월 미국을 방문해 "독일에 징병제가 필요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그는 올여름까지 어떤 형식이든 징병제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부활하는 징병제의 특징은 남녀가 모두 병역 의무를 진다는 점이다. 덴마크는 지난 3월 의무복무 기간을 4개월에서 11개월로 늘리고 대상을 남성에서 여성까지 확대했다. 스웨덴은 징병제를 폐지한지 7년만인 2018년 남녀가 모두 복무하는 징병제를 부활시켰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