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들의 포트폴리오

뉴욕커뮤니티은행 지분 모두 처분
나스닥지수 ETF 풋옵션 비중도 늘려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조지 소로스 소로스펀드매니지먼트 회장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 조지 소로스(사진)가 지난 1분기 뉴욕커뮤니티은행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나스닥지수 상장지수펀드(ETF) 풋옵션 비중을 늘리며 미국 주식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99개 종목 팔고 83개 종목 매수

뉴욕 커뮤니티뱅크./ 로이터연합뉴스
뉴욕 커뮤니티뱅크./ 로이터연합뉴스
20일(현지시간) 조지 소로스가 설립한 소로스 펀드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주식 보유 현황 공시(13F)에 따르면 소로스 펀드는 뉴욕커뮤니티은행의 지분 147만6000여주를 모두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NYCB는 미국 내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화 우려를 촉발한 기업이다.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NYCB의 장기 발행회사 채무 불이행 등급을 BBB-에서 BB+로, 무디스는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NYCB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65% 이상 빠졌다. 대신 JP모건과 골드만삭스 주식은 매입했다.

소로스펀드는 1분기에 83개 종목을 사들이고 99개 종목은 전량 매도하는 등 포트폴리오에 큰 변화를 줬다. 지난 1분기 나스닥지수 하락에 베팅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나스닥 지수를 추종하는 ‘인베스코 QQQ’ 풋옵션을 25만5000주(1억1300만달러어치) 매수했다.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전 분기 3.21%에서 6.31%까지 늘었다.

풋옵션은 미래 특정 시점에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로, 하락장을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매입하는 상품이다.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기대하고 시장 가격보다 높게 정해진 행사가격에 매도해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다. 반대로 중소형주를 편입하는 아이셰어즈 러셀 2000 ETF(IWM)와 IWM 풋옵션은 청산하고 대신 IWM 콜옵션을 매수했다.

○알파벳 포트폴리오 비중도 늘려

소로스펀드 포트폴리오 변화(자료=웨일위즈덤)
소로스펀드 포트폴리오 변화(자료=웨일위즈덤)
미국 전기차업체 리비안의 전환사채를 매입한 것도 눈에 띈다. 전환사채는 일정 기간이 지나면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 가능한 사채다. 소로스 펀드는 지난 2021년 4분기에 리비안 주식을 매입하며 투자를 확대했다가 이듬해 2분기에 리비안을 매도하고 테슬라와 포드를 신규 매입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리비안 보유 기간동안 리비안 주가가 반토막이 나 ‘굴욕적인’ 성적표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소로스 펀드는 1분기에 바이오회사 세러벨쎄라퓨틱스홀딩스,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옥타, 미국 종이포장업체 웨스트락 등 68개의 종목을 포트폴리오에 새로 추가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 식음료 공급업체 아라마크, 음식배달업체 도어대시 등 기존에 보유하던 주식 23개의 비중은 확대했다. 알파벳은 직전분기 2.23%에서 1분기 3.74%로 비중이 상승했다.

주가가 오른 일부 기업은 매도했다. 글로벌 비만 치료제 시장을 주도하는 노보노디스크, 건축자재기업 CRH 등을 일부 팔았다. 노보노디스크와 CRH는 1분기에 26.2%, 24.7%, 올랐기 때문에 수익을 실현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 분기에 처음 편입한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개발업체 스플렁크 주식은 전량 매도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