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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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비트코인 현물상장지수펀드(ETF) 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암호화폐 스타트업 투자금이 2분기 연속 증가했다. 글로벌 벤처 캐피탈 투자가 5년만에 최저로 떨어진 가운데 이례적으로 늘어난 것이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 디지털 자산 분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금은 작년 4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증가한 24억달러(3조 2,700억원)를 기록했다. 데이터 회사인 피치북에 따르면 암호화폐 분야의 스타트업의 자금 조달 건수는 518건의 거래에서 발생했으며 이는 전분기보다 40.3%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에 글로벌 벤처캐피탈 투자는 거의 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디지털 자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자의 베팅은 2022년 1분기 100억 달러 이상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주요 시장 참가자의 퇴출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가 피델리티가 현물 비트코인에 투자하는 ETF를 출시하고 이를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승인하면서 암호 화폐의 합법성과 신뢰성이 높아졌다. 이는 비트코인이 지난 3월 사상최고치인 7만3,803달러까지 오르는데 큰 역할을 했다.

피치북의 분석가 로버트 레는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토큰의 회복과 기관이 참여하는 거래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벤처 캐피탈 자금도 증가했다”고 말했다.

피치북에 따르면 암호화폐 분야에서도 암호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중점을 둔 스타트업이 1분기에 펀딩을 주도했다.

가장 큰 거래는 분산형 클라우드 플랫폼인 투게더 AI에 의해 이뤄졌으며 세일즈포스 벤처스가 주도한 초기 단계 라운드에서 약 1억 600만 달러를 모집하고 회사 가치는 11억달러(1조5,000억원)로 평가됐다.

레는 "초기 단계에서 투자 라운드의 경쟁이 매우 치열해졌다”며 이 때문에 “일부 초기 단계 거래가 후기 단계 거래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기도 하면서 복잡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럼에도 디지털자산 스타트업의 벤처 엑시트는 부진하다면서 시장이 성숙해짐에 따라 올해말에는 암호화폐 거래소, 수탁회사 및 인프라 제공업체 사이에 합병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