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차량공유 업체인 미국 우버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보유한 대만의 배달 플랫폼 ‘푸드판다’를 인수한다고 14일 발표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2016년 싱가포르,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푸드판다를 인수해 아시아 사업을 확장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을 2020년 40억달러(약 5조4800억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끝난 뒤 배달업 수익성이 예전만 못하자 일부 자산을 매물로 내놨다.

매각 대금은 총 12억5000만달러다. 우버가 딜리버리히어로에 푸드판다 대금으로 9억5000만달러(약 1조3000억원)를 지급하고, 딜리버리히어로가 발행한 신주 3억달러(약 4100억원)어치를 인수해 주주가 되는 방식이다.

피에르 디미트리 고어코티 우버 배달부문 수석부사장은 “양사의 뚜렷한 고객 기반, 가맹점 선택, 지리적 입지를 결합하면 소비자에게는 더 넓은 선택권과 최적의 가격을, 음식점에는 더 많은 수요를, 배달 파트너에게는 더 큰 수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우버는 대만 북부에서 강세인 자사 플랫폼과 남부 및 소도시 시장 점유율이 높은 푸드판다가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평가했다.

니클라스 외스트베리 딜리버리히어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고객, 공급업체, 라이더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다른 글로벌 부문에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우버는 반독점 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인수를 마치면 푸드판다 플랫폼과 가맹점, 배달 라이더는 우버의 배달 플랫폼 우버이츠 소속으로 전환된다. 인수가 성사되면 비(非)반도체 대만 기업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매각 딜로 기록된다.

다만 당국으로부터 인수 승인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만 배달시장이 사실상 두 기업의 과점체제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메저러블AI에 따르면 지난해 8월 대만 배달시장 주문량의 52%를 푸드판다가, 나머지를 우버이츠가 차지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