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그린 알루미늄 야망, 가뭄으로 차질 [원자재 포커스]
베트남 라오스 인근으로 이전한 알루미늄社
수력발전 활용계획, 기후변화로 무산 위기


중국의 홍차오 그룹(China Hongqiao Group)의 원난성(雲南省) 알루미늄 제련소가 불규칙한 강수량 때문에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알루미늄 제련 기업인 홍차오는 '그린 알루미늄' 생산을 위해 몇 해 전 중국 전체 제련 용량의 15%에 해당하는 656만t 규모의 시설을 원난성 북부의 수력발전소 주변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알루미늄 제련에는 대규모 전기가 필요한데 기존 산둥성 제련소는 전기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공급받아왔다. 이렇게 생산된 알루미늄은 탄소 국경세가 도입될 경우 미국이나 유럽으로의 수출이 어려워진다.

그린 알루미늄의 경우 가격이 높아도 강력한 친환경 정책을 시행하는 제조업체가 선호한다. 홍차오는 그린알루미늄 생산을 위해 원난성 이전을 추진, 170억위안(약 3조2000억원)을 투입한 원산 공장은 2020년 준공됐다. 지난해 준공 예정이었던 홍허 공장은 올해 문을 연다.

베트남, 라오스 등과 접한 원난성은 과거 풍부한 강수량을 자랑했으나 기후변화로 인해 강수량 이 불규칙해지고 최근 몇 년 동안 가뭄이 발생했다. 수력 발전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면서 알루미늄 생산도 차질을 빚고 있다. 로이터통신이 약 20여 명의 업계 인사 및 분석가들과 인터뷰하고, 회사 서류 및 공식 문서에 따르면 홍차오의 원난성 공장 생산량은 원래 계획에 절반을 살짝 넘는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차오는 제련소 추가 이전 계획을 축소하고 대체지를 찾고 있다. 뮤이 양 시드니 공과대 부교수는" 알루미늄이 많은 청정 기술에 사용되기 때문에 공급 차질은 중국의 광범위한 에너지 전환을 지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장쑤성 우시의 한 알루미늄 잉곳 창고 / 사진=Reuters
중국 장쑤성 우시의 한 알루미늄 잉곳 창고 / 사진=Reuters
중국은 2060년까지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에너지원을 화석연료에서 수력, 태양광 등으로 전환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중국 치날코(Chinalco·국영 알루미늄공사) 역시 전기요금 할인 등의 조건으로 원난성 이전을 진행 중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기업은 원난성 대신 다른 지역을 선택하고 있다. 산둥 웨이차오알루미늄앤파워는 내몽고에 풍력과 태양열로 구동되는 친환경 알루미늄 기지를 건설할 계획을 지난해 발표하기도 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