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장기 국채금리 연중 최고로 상승…주식 투자자 불안 커지나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지속 우려로 지난주 미 장기 국채금리가 연중 최고점을 찍으면서 주식 시장에선 불안감이 커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미 채권시장에서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지난 25일(이하 현지시간) 연 4.708%를 기록하며 올해 최고가를 갱신한 뒤 26일 연 4.668%로 마감했다.

이는 2월 초 저점 대비 거의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채권 금리가 오르면, 즉 채권값이 싸지면 채권 대신 주식을 보유하느라 감수하는 위험의 대가가 작아진다.

특히나 기업 주가가 실적 대비 상대적으로 비쌀 때는 채권 금리 상승이 주식 투자 수익을 줄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글로벌 채권담당 최고투자책임자(CIO) 릭 리더는 "금융시장의 연준 금리인하 기대는 과도하게 열정적이었다"고 지적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 보도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전략가 스티브 소스닉은 많은 투자자가 올해 강한 경제 성장세에 힘입어 기업 이익이 좋을 것으로 기대하면서 채권 금리 상승을 대체로 무시했다고 말했다
이는 S&P500 지수가 3월 고점 대비 2.9% 낮지만, 연초 대비 6.9% 높은 수준에 머문 한 요인이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면서 기업의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이 높아졌다.

S&P500 기업들의 주가 수준은 지난 26일 기준으로 지난 12개월 이익의 약 24배에 달한다.

이는 10년 평균 20배보다 훨씬 높다.

소스닉은 "경제가 더 강할 것임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금리 상승을 견딜 수 있었지만, 인플레이션이 채권시장을 더 불안하게 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이런 가운데 미국 정부가 기록적인 규모로 새로운 채권을 발행하는 점이 채권시장에 또 다른 우려 요인이라고 말했다.

채권시장이 물량을 소화하느라 고군분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다.

그는 "경기가 점진적으로 둔화하고 물가 상승률 압박도 점진적으로 약해진다고 본다"며 "올해 초 낙관적 투자자들이 전망한 것 보다는 덜 장밋빛이지만 재앙과는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투자자들은 지난 26일 알파벳, MS 등의 실적을 보고선 다시 빅테크에 뛰어들었고 주가는 상승했다.

켈리는 "금리가 높으면 암호화폐, 금, 장기적 저금리에서 수혜를 보는 일부 성장주가 취약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월가에서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연내 금리 인하를 예상한다.

골드만삭스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낮췄지만, 여전히 연내 2차례 인하를 예상한다.

블랙록의 릭 리더는 연준이 실제 금리를 내리거나 혹은 신호를 줌에 따라 연내 채권 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지만 단기적으론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