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법무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에 대한 독점 금지 조사에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인수 반대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 법무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독점조사 착수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0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법무부가 일본제철이 141억달러(약 19조2300억원)에 US스틸을 인수하는 계획에 대해 최근 심층적인 독점 금지 조사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조사 시점은 알려지지 않았다. 폴리티코는 앞서 지난달 법무부가 해당 인수합병(M&A)과 관련해 독과점 가능성을 두고 예비 검토를 한 이후 조사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조강 생산량 세계 4위인 일본제철이 US스틸을 인수하면 생산량은 세계 2위 수준으로 올라선다.

일본제철은 미 법무부의 조사 사실을 인정했으나, 법무부는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해졌다. 블룸버그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조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양사는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매각 안건 결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일본 공영방송 NHK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US스틸 주주들에게 인수 합의 발표 시점 주가에 40%를 더한 매각 대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NHK는 미국의 의결권 행사 자문사 두 곳이 인수에 찬성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미국철강노조(USW)는 여전히 일본제철의 인수에 반대하고 있어 양측은 협상에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USW는 지난 2일 일본제철이 고용보장 등을 약속하는 서한에 대해 “의미 없는 종잇조각에 불과하다”며 반대 의사를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정상회담 이후 연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 노동자에 대한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하며 인수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다.

기시다 총리는 “미국 정부에서 법에 따라 적정하게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양국에 좋은 논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