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하 의문 커지는데…중앙은행 매수세에 金 가격은 사상 최고치 경신 [원자재 포커스]
안전자산 수요 늘며 중앙은행 금 매집 지속
올 들어서만 13% 상승

UBS “금 온스당 2500달러 갈 것”

국제 금 가격이 또 한 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시점이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시장의 평가에도, 각국 중앙은행은 안전자산 베팅을 늘리며 금은 최근 7거래일 동안 사상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물 금 선물은 전날보다 0.3% 상승한 온스당 2331.70달러에 마감했다. 장 초반에는 2372.50달러까지 치솟았다. 금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4번째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고, 금 가격은 연초 대비 13% 급등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금 가격은 기준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하락하면 국채나 채권형 자산에 비해 금의 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지난 5일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 보고서가 발표되면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 기대감은 낮아진 상황이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미국 금리가 실제로 8% 이상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경고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금 가격 역시 오름세를 지속하며 ‘의외의’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세계 중앙은행의 매수세가 금값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 인민은행 산하 국가외환관리국에 따르면 3월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7274만 온스로 17개월 연속 금 보유고를 늘리고 있다. 한 달 전보다 16만 온스 증가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도 안전자산인 금을 적극적으로 매수하고 있다. 인도, 카자흐스탄, 터키와 일부 동유럽 국가도 올해 금을 집중적으로 매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ING 이코노믹스는 이날 메모에서 “투자자들은 경제 환경, 인플레이션, 지정학적 긴장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안전자산에 몰리는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올해 내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향후 몇 달 안에 금리가 내려가지 않으면 금값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UBS는 중앙은행이 금 매집을 늘릴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말까지 금 가격이 온스당 2500달러까지 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그룹 또한 금 가격이 3개월 이내에 온스당 2400달러로 상승하고 강세 시나리오가 촉발될 경우 올해 하반기에 25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금뿐만 아니라 다른 귀금속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은 선물은 1.1% 상승한 27.712달러에 마감하며 2021년 6월에 기록한 최고가를 경신했다. 에드먼드 싱 BNP파리바 자산관리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현재 더 흥미로운 것은 다른 귀금속, 특히 은이 마침내 (금값) 따라잡기를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은 가격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던 2011년 온스당 50달러와는 아직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