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뛰고 있다.

AI 에너지 수요 늘고 유가 급등…원자력 ETF 한달 수익률 17%
9일 HANARO 원자력iSelect는 1.11% 오른 1만5080원에 장을 마감했다. 국내 원전 관련주 20여 개에 분산 투자하는 이 ETF는 지난 한 달간 수익률이 17.31%에 달한다. 비슷한 구조 상품인 ACE 원자력테마딥서치는 같은 기간 14.28% 수익률을 냈다. 국내외 원전주에 투자하는 KBSTAR 글로벌원자력iSelect도 한 달 동안 9.81% 수익을 냈다.

원자력 ETF 강세는 국내 증시 얘기만이 아니다. 글로벌X 우라늄(URA)은 지난달 8일부터 전날까지 8.16% 수익률을 냈다. 레인지 뉴클리어 르네상스(NUKZ)는 8.84%, 반에크 벡터스 우라늄+뉴클리어에너지(NLR)는 5.90% 올랐다.

이들 ETF 수익률이 오르는 것은 크게 세 가지 이유에서다. 먼저 인공지능(AI)·데이터센터발 전력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6년 AI·데이터센터 등의 전력 소비량이 작년의 두 배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유가 상승세도 원자력 ETF 가격을 밀어 올리고 있다. 이날 국제 기준물인 브렌트유는 싱가포르 선물시장에서 배럴당 90.53달러에 거래됐다. 올초(77달러)에 비하면 17.5% 치솟았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 갈등이 고조된 영향이다. 지정학적 위기가 벌어질 때마다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부담이 커지자 각국이 원자력 발전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세계적인 탈(脫)탄소 기조도 원자력 수요와 맞물려 있다.

미국에선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둘 다 원자력 발전 확대를 주장하고 있다. 김윤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선 정당과 관계없이 원전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중론”이라며 “원자력산업은 국내 수요보다 수출 모멘텀 영향이 더 큰 만큼 원자력 에너지 분야가 국내 총선 결과 등과는 무관하게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