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만' 기록쓴 미 고용…금리인하 회의론 힘 실렸다
미국의 강력한 고용 여견이 올해 1분기 내내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기자회견 이후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의 발언이 실현되기 어렵다는 우려 속에 채권금리가 폭등하고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시간 5일 미 노동부가 공개한 3월 비농업 일자리는 30만 3천 건으로 다우존스가 집계한 월스트리트 전망치 21만 2천 명를 크게 웃돌았다. 실업률은 3.8%로 지난달 3.9%에서 0.1% 포인트 하락했다.

앞서 민간 고용지표 분석기관인 ADP는 지난 3일 시장 예상치보다 약 4만 건 많은 18만 3천 명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밝혀 우려를 키워왔다. 이날 데이터는 골드만삭스가 ADP 집계를 반영해 당초 전망치를 2만 5,000명 증가한 24만 명으로 상향 조정한 것보다 높은 기록이다. 다만 지난 2월 27만 5천명으로 월가 예상인 19만 8천개를 훌쩍 뛰어넘어 충격을 줬던 전월 일자리수는 27만건으로 소폭 줄었다.

미국 일자리 수가 30만 건을 넘어선 건 지난해 12월 비농업 일자리 초기 발표치 이후 넉 달 만이다. 노동지표가 예상 밖 강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난 직후 연방기금금리에 민감한 미국 2년만기 국채금리는 7.8bp 뛴 4.719%, 10년물 금리는 8.3bp 오른 4.39%로 채권 시장의 투매가 일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와 CNBC 등은 경제 지표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온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질 것이란 월가 분석을 전하고 있다.

대형 채권운용사인 핌코의 전 최고경영자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은 "미국 경제가 예외적임을 확인시켜주는 일자리 보고서"라고 평가했고, JP모건 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프리야 미스는 "이번 달 소비자물가지수와 개인소비지출 보고서에서 인플레이션이 회복을 보인다면 연준의 인내심이 바닥을 드러낼 수 있다"고 우려했다.

프리야 미스 매니저는 "1월과 2월은 노이즈로 치부할 수 있어 자산시장이 금리 움직임을 무시했지만, 경제가 너무 뜨거워지면 금리인상의 유령이 돌아올 것"이라고 경계했다.

이에 반해 프린서펄 자산관리의 시마 샤 글로벌 수석 전략가는 "파월 의장 발언대로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다면 노동시장 강세는 우려할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면서 "다음주 소비자물가지수 보고서 중요성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번 보고서에서 3월 근로자들의 시간당임금은 34.69달러로 한 달 전보다 0.3% 전월비 0.3% 증가해 시장 예상에 부합했지만 전월 0.2%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지난 1년간 상승폭 역시 4.1%로 예상치와 동일했다.

미국 비농업 일자리수 월별 증가 추이(BLS)
3월 비농업 일자리 발표 직후 급등한 2년물 국채금리
미국의 이민자 증가 등으로 추정되는 경제활동 참가 인구도 늘어는 것으로 나타났다. 3월 노동시장 참여율은 62.7%로 예상치인 62.6%를 상회했고, 주당 평균 근무시간더 0.1시간 늘어 경제 활력을 키웠다.

예상보다 강력한 고용지표로 인해 금리인하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는 급격히 줄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에서 집계한 페드워치(FedWatch)에서 6월 금리인하 확률은 54.6%로 전날보다 5% 가량 줄었다. 7월 25~50bp 인하 기대치는 71.8%를 기록 중이다.

제롬파월 미 연준의장은 지난 3일 스탠포드대학 연설에서 "예상대로 경제가 전반적으로 성장한다면 대부분의 연준 위원들은 올해 어느 시점엔 정책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반면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준 총재는 전날 "인플레이션이 지금처럼 계속 횡보를 이어간다면 금리인하가 필요한지 의문이 들 수도 있다"고 경계감을 유지했고, 토마스 바킨 리치몬드 연준 총재도 지역 건설협회 주최 강연에서 "강력한 노동시장을 고려할 때 금리인하에 앞서 모호함을 걷어낼 시간 여유가 있다"며 더 느린 속도의 통화 완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연준의 금리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짙어진 가운데 통화 정책의 결정적 열쇠가 될 3월 소비자물가지수는 현지시간 기준 다음 주 10일, 이튿날엔 생산자물가지수가 미 노동통계국을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30.3만' 기록쓴 미 고용…금리인하 회의론 힘 실렸다
김종학기자 jh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