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조기 금리 인하 기대에 중국 사재기…국제 금값 사상 최고
美연준이 금리 인하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기대와 중국의 사재기가 지속되면서 1일(현지시간)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금값은 이 날 미국 동부표준시로 이른 오전에 현물의 경우 전 거래일보다 1.3%상승한 온스당 2,265.53달러 (305만8,400원)에 거래됐다. 미국 금선물은 2% 이상 오른 트로이온스당 2,286.39달러 (308만6,600원)에 거래됐다.

지난 주말 발표된 핵심 개인소비지출(PCE)지수가 2월에 연율 2.8% 상승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이 선호하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예상보다 냉각되자 금리 인하 시기가 빨라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진 것이다. 인플레이션 수치가 발표된 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의 기대에 거의 부합했다"고 언급했다.

스왑 시장에서는 6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지난 3월 28일 기준 57%에서 PCE 발표 이후 61%로 높아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금리와 금 가격은 일반적으로 역의 관계를 갖고 있다. 금리가 떨어지면 금이 채권 같은 자산보다 투자 매력도가 올라가게 된다.

금값은 2월 중순 이후 한 달 반만에 약 14% 상승했다.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 완화 전망과 중동 지역 및 우크라이나의 긴장 고조가 이러한 랠리를 뒷받침했다. 특히 중국의 중앙은행이 강한 매수세를 지속하고 중국 소비자들이 금괴를 사들이고 있다.

ING 의 원자재 전략 책임자인 워렌 패터슨은 "인플레이션 데이터와 파월 의장의 발언으로 6월부터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가 금값에 힘을 실어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강한 미국의 고용 보고서가 나오면 금값이 단기적으로 후퇴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금 현물 가격은 지난주 3% 상승한 데 이어 이 날 오후 3시 37분 기준 온스당 1.4% 상승한 2,261.14달러를 기록했다. 14일 상대강도지수는 79에 가까웠는데, 70이 넘으면 가격이 단기간에 너무 빠르게 상승했음을 의미한다.

중국의 중앙은행이 지난 16개월간 지속적으로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또 중국소비자들이 주식과 부동산이 폭락하자 금 보유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금협회(WGC)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금 랠리는 지정학적 위험, 국내 인플레이션 및 미국 달러 약세에 대비한 전세계 중앙은행의 활발한 금 매입에 의해 촉진되었으며 특히 중국이 금 구매의 주요 동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 체이스는 3월에 금이 올해 온스당 2,500달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금 매입은 아직 투자자들에게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금괴 투자 ETF 보유량은 1분기에 100톤 이상 감소해 3월 중순 2019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소폭 상승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