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되는 금 상승 랠리, 올해 금 가격 얼마나 치솟을까 [원자재 포커스]
21일 장중 2200달러선 넘겨
Fed 금리 인하 전망에 가격 급등
과매수 우려로 단기 조정 가능성도 커
지속되는 금 상승 랠리, 올해 금 가격 얼마나 치솟을까 [원자재 포커스]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름세가 계속될 것이란 기대감이 증폭되고 있다. 시장에선 과매수로 인한 단기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1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현물 가격은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인 트로이온스(약 31g)당 2222.39달러를 기록했다. 이후 과매수 우려로 인해 소폭 하락하며 218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지속되는 금 상승 랠리, 올해 금 가격 얼마나 치솟을까 [원자재 포커스]
이날 금 선물(4월물) 가격은 장중 한때 트로이온스당 2204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소폭 하락하며 전 거래일 대비 11달러(0.5%) 하락한 2195.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 가격이 계속 상승하는 이유는 Fed의 통화정책 전환에 있다. 금 가격은 일반적으로 금리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금리가 상승하게 되면 금 가격은 내려간다. 다른 금융상품과 달리 금을 매수할 경우 이자 이익을 얻을 수 없어서다. 반대로 금리가 하락하게 되면 금 가격은 상승한다.

Fed는 지난 20일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다만 이날 공개한 점도표에서는 지난해 12월 전망치와 동일하게 연내 금리 전망을 4.6%로 제시했다. 한 번에 25bp(1bp=0.01%P)씩 내릴 경우 올해 세 차례 금리 인하가 이뤄질 전망이다.

씨티은행은 “Fed는 2024년 하반기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금값이 올해 하반기에 트로이온스당 23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말에 금 가격이 트로이온스당 2500~2600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각국 중앙은행이 보유자산을 다각화하려는 차원에서 금 매수를 늘린 것도 금 가격 상승에 영향을 끼쳤다.

세계금협회(WGC)에 따르면 중앙은행들은 지난 2년 동안 연간 1000t 이상의 금을 매입했다. 올해도 튀르키예와 중국을 중심으로 추가적인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주식 및 부동산 시장 부진이 지속되면서 대안으로 금 투자가 늘어나는 등 금 수요 강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WGC에 따르면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해 가장 많은 금을 매입했다. 중국은 둔화한 경제, 부동산 위기에 처한 상태라 안전 자산인 금을 추구한다. 폴란드는 2023년에 130톤의 금을 구매하면서 두 번째로 많은 금을 매입했다. 이는 인접국인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안전 자산인 금에 대한 투자 수요가 커진다. 싱가포르는 2023년에 76t의 금을 구매하며 세 번째로 많은 금을 구매한 국가에 이름을 올렸다.

향후 금 가격 전망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핌코는 금 가격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각국 중앙은행의 매입 여력이 줄고 실질 수요가 둔화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캐나다의 TD증권은 금 선물 매수 포지션이 전고점에 근접하며 프로그램 매수세가 당분간 유지되기 힘들 것이라 분석했다.

반면 영국 투자은행(IB) 스탠다드차타드는 유럽 및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이 지속되고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 등이 금 가격을 지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및 중동분쟁이 장기화하고 있으며 중국과 대만 간 군사적 긴장감 고조 등 전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지정학적 갈등이 다수라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또한 미국 대선과 EU(유럽연합) 의회 선거 등 주요국 선거 결과의 불확실성을 해지하기 위한 수요도 이어질 것으로 봤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