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증시, 사상 첫 2만선 돌파…韓 시총 턱밑까지 추격
대만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TSMC를 비롯한 대만 기술주가 글로벌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급등한 영향이다. 국내 증시와의 시가 총액 격차는 40억달러(약 5조원) 수준까지 좁혀졌다.

21일 대만거래소에 따르면 대만 가권 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0% 오른 2만199.09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사상 첫 2만선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가권 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12.65% 올랐고, 1년 전보다는 31.00% 상승했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TSMC가 대만 증시 랠리를 이끌고 있다. 반도체 업종이 글로벌 인공지능(AI) 열풍의 수혜주로 부각되며 TSMC의 주가도 힘을 받고 있다.

21일 대만 증시에서 TSMC의 주가는 3.43% 오른 784대만달러(약 3만2645원)에 마감했다. 올해 들어서만 47.09% 급등했다.

이날 TSMC 외에도 시총 상위 기술주의 상승세도 이어졌다. 대만 시총 2위 기업인 폭스콘(아이폰 제조 업체)의 주가는 3.25% 올랐다. 시총 3위 기업인 미디어텍(반도체 팹리스 업체)과 4위 퀀타컴퓨터(맥북 생산 업체) 주가도 각각 3.26%, 2.21% 올랐다.

대만 증시는 한국 증시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이날 기준 대만 상장 기업의 시가총액은 2조175억달러로 코스피·코스닥 상장사 시가총액(2조215억달러)을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크게 반등에 성공했지만 대만 증시의 상승세가 더욱 가파른 탓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만 증시 주가수익비율(PER)은 21.12배로 이미 코스피의 PER(19.36배)을 넘어서기도 했다.

조만간 대만과 한국의 시가총액 순위가 역전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만 금융당국이 상장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을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밝히면서다.

지난달 린시우밍(Lin Xiuming) 대만 증권거래소 회장은 "자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장기업들이 자사 PBR을 관리하도록 하겠다"며 "기업들이 지배구조 개선과 투자자를 상대로 한 정보 공개도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대만의 PBR은 2.12배로, 같은 기간 일본(1.87배)과 한국(0.95배)보다 크게 높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