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2배 치솟은 코코아 가격, 초콜릿도 '금값'되나 [원자재 포커스]
올 들어 코코아 가격 2배 폭등
가나 등 서아프리카 작황 부진
부활절 맞아 초콜릿 수요 급증
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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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의 주요 원재료인 코코아 가격이 올해 들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서구 사회에서 주요 명절로 꼽히는 부활절(3월 31일)을 맞아 코코아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주요 산지인 서아프리카 지역에선 이상 기후로 작황이 부진한 상태다. 코코아 가격이 더 치솟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9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코코아 선물(5월물) 가격은 t당 전일 대비 145달러(1.77%) 감소한 80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과매수 우려에 가격이 소폭 감소했지만, 역대 최대치인 8493달러에 가까워진 형국이다. 앞서 18일에는 하루 새 5.9% 상승하며 8493달러를 기록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올 들어 2배 치솟은 코코아 가격, 초콜릿도 '금값'되나 [원자재 포커스]
올해 들어 코코아 가격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지난 1월 8일 t당 4094달러였던 코코아 선물 가격은 이달 들어 7000달러선을 넘었다. 약 75% 이상 급등한 수치다. 곧 8500달러선을 웃돌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코아 가격이 급등한 배경엔 초과수요가 있다. 서구 사회에서 주요 명절로 꼽히는 부활절을 앞두고 초콜릿 수요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전미 소비연맹(NRF)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90%가량은 부활절을 맞아 초콜릿 구매를 할 예정이다. 이 기간 초콜릿 소비액 추정치는 약 31억달러다. 코코아 상승 랠리가 펼쳐지면서 제조업체들이 코코아 사재기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스위스 초콜릿 제조업체 린트 앤드 스프렌글리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마틴 허그는 "이미 가격 인상을 단행한 제조업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코코아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 통제에 어려움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코아 공급은 감소하는 모양새다. 주요 산지인 서아프리카에서 이상 기후 현상이 나타나며 작황이 부진해서다. 또 코코아나무 전염병이 확산하며 공급량은 갈수록 줄어들 전망이다. 대체 산지가 부족한 점도 가격 상승요인으로 꼽힌다. 적도 주변 약 20도의 좁은 범위에서만 코코아나무가 열매를 맺기 때문이다.
올 들어 2배 치솟은 코코아 가격, 초콜릿도 '금값'되나 [원자재 포커스]
수확량은 점차 줄어드는 형국이다. 작년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코트디부아르의 코코아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주요 생산국인 가나의 상황도 비슷하다. 국제 코코아 기구(ICO)는 올해 세계 전역에서 코코아 공급 적자가 1년 전에 비해 405%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 때문에 내년까지 코코아 가격이 장기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씨티그룹은 "코코아 생산국인 코트디부아르에서 작황이 악화하면서 코코아 가격은 2025년 말까지 t당 1만달러를 찍을 수도 있다"며 "초콜릿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유럽 지역에선 환경 규제가 시행되며 가격 상승을 더 부추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현우 기자 o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