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강국 일본에서 한국 웹툰이 ‘깜짝’ 실적을 거뒀다.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운영 중인 현지 플랫폼 ‘라인망가’에서 월 거래 규모가 1억엔(약 8억8874만원)을 넘는 한국 웹툰이 또 나왔다. 이번이 네 번째로, 올 들어선 첫 ‘히트작’이다. ○상남자, 월 거래 1억엔 돌파네이버웹툰은 라인망가에서 연재 중인 웹툰 ‘상남자’(각색 하늘소·그림 도가도·원작 김태궁)의 지난달 월 거래 규모가 1억1500만엔(약 10억2205만원)을 기록했다고 4일 발표했다. 일본 현지에서 월 거래금액 1억엔을 넘는 웹툰은 히트작으로 분류된다.상남자는 네이버웹툰에서 2020년부터 연재되고 있다. 성공만 바라보며 직장인에서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주인공이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가 과거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는 내용이다. 김태궁 작가의 동명 웹소설이 원작이고, 만화전문기획사 재담미디어가 웹툰 기획 및 제작을 담당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작화, 연출로 호평받으며 요일 웹툰 상위권에 오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네이버웹툰은 이 웹툰을 영어, 일본어, 인니어, 태국어 등으로 번역해 글로벌 플랫폼에서 연재 중이다. 특히 한국과 기업 문화가 비슷한 일본에서 ‘직장인의 희로애락이 생생하게 담겼다’는 반응을 얻으며 독자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라인망가 남성 인기 1위 웹툰을 기록하기도 했다.이 웹툰은 네이버웹툰의 영상 자회사인 스튜디오N이 드라마로 제작 중이다. 추후 드라마로 공개되면 신규 독자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네이버웹툰, K웹툰 달고 날았다라인망가에서 월 거래금액 1억엔이 넘는 웹툰은 한국 웹툰 4개, 현지 웹툰 1개 등 총 5개다. 지난해 ‘입학용병’(글 YC·만화 락현), ‘재혼황후’(글 히어리·그림 숨풀·원작 알파타르트), ‘약탈 신부’(글 그림 팀 카푸치노·원작 강희자매)가 월 거래금액 1억엔을 연달아 넘겼다. 3개 모두 한국 웹툰이다. 입학용병의 월 거래금액은 1억8000만엔(약 16억원)에 달한다. 라인망가 단일 작품을 통틀어 최대 거래 규모다.올해 1월에는 일본 현지 웹툰 ‘신혈의 구세주~ 0.00000001%를 맞혀 최강으로~’가 월 거래금액 1억2000만엔을 기록했다. 올 들어 한국 웹툰 중에서는 상남자가 처음 히트작 반열에 올랐다.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의 김신배 최고성장책임자(CGO)는 “독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과 콘텐츠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대형 인기작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며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에서 더 다양한 작품의 수익 확대 및 글로벌 지적재산권(IP)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라인망가와 함께 네이버웹툰이 일본에서 운영 중인 또 다른 플랫폼 ‘이북재팬’에서 이뤄진 지난해 총 거래금액은 1000억엔(약 8893억원)을 돌파했다. 역대 최대 실적이다. 종이책이나 전자책 위주였던 일본 만화시장에서 네이버웹툰의 ‘공습’이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우리는 개인으로 존재하고 있지만 혼자 살 수 없다. 다른 사람들과의 교류와 소통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최근 들어 무엇이든 혼자 하는 것이 더 편한 사람들이 늘면서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에 대한 정의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타인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다가 지친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타인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의 욕구대로 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개인주의를 더욱 빠르게 확산시켰다. 현대인은 파편화되고 초개인화된 사회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는 25년 전에 출간되었던 사회학 책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오쿠무라 다카시(奥村 隆)라는 사회학자가 쓴 <타인과 함께 하는 기법(他者といる技法)>이란 책이다. 인간이라는 존재에 관해 탐구하면서 어떻게 타인과 원만하게 소통하고 교류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과 해법을 소개한다. 25년 전에 쓰인 인간의 마음을 둘러싼 질문과 답변이 지금 시대에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은 ‘인정’과 ‘갈등’이라는 두 가지 핵심 키워드를 가지고 인간의 마음이 어떻게 움직여지는지, 그리고 어떤 노력을 통해 타인과 원만하게 함께 살아갈 수 있을지 설명한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생각이 다르고, 성격이 다르고, 환경이 다르다. 그리고 다르다는 이질감은 경계심을 만들어낸다. 이질감과 경계심을 넘어 친밀감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다양한 도전을 넘어서야 한다. 책은 함께 있는 것의 고통과 희망을 이야기하면서 삶의 도구로서 사회학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알려준다. 배려와 예의, 존경, 부모와 자녀와의 커뮤니케이션, 외국인과의 관계 등 꼭 필요하지만 때로는 가장 위험하고 섬뜩한 존재가 될 수 있는 타인과의 관계 설정을 위한 여러 도구를 제시한다. 사람 사이에는 인정과 갈등이라는 ‘밀고 당기는 힘’이 존재하고 상반된 두 가지 힘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에서 우리는 다른 사람의 인정을 통해 존재한다. 자녀가 있어야 부모가 되는 것처럼 존재를 인정해줄 수 있는 상대가 있어야 존재가 증명된다. 하지만 인정을 거부하는 힘도 존재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존재 증명을 요구할 때 타인이 주체가 되고 자신은 타인의 객체가 된다. 그러니까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인정이 필요한 그 순간에, 우리는 다른 사람에게 주체성을 양도하고 만다. 그리고 여기에서부터 갈등이 시작된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싶어 하고, 또한 다른 사람으로부터 이해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책은 다른 사람의 완전한 이해 또는 다른 사람으로부터의 완전한 이해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전한다. 인간의 모든 관계는 기본적으로 주체와 객체로 이루어져 있고, 객체를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의 주체성을 어느 정도 무시해야만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책은 상대를 완전히 이해하려는 착각에 빠지지 말고 계속해서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자세로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타인은 친구이다가도 언제든 적으로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네이버웹툰이 일본어 서비스 '라인망가'에서 연달아 흥행기록을 세우고 있다. 월 거래액이 1억엔을 넘는 화제작이 늘면서 지난해 전체 통합 거래액도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네이버웹툰은 4일 라인망가에서 연제하는 웹툰 '상남자'가 지난 한 달 동안 거래액 1억1500만엔, 우리 돈으로 약 10억20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상남자'는 평범한 직장인에서 유명 기업 최고경영자(CEO)가 된 주인공이 신입사원 시절로 돌아가 전혀 다른 과정을 거쳐 성장하는 이야기다. 김태궁 작가가 쓴 같은 이름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상남자' 인기 비결은 평범한 셀러리맨들의 희로애락을 생생하게 묘사한 데다 통쾌한 전개를 이어간 영향으로 보인다. 라인망가는 지난해에도 웹툰 '입학용병', '재혼황후', '약탈신부'의 월 거래액 1억엔을 돌파하는 흥행성적을 거뒀다. 지난 1월에는 일본 현지 제작 웹툰 '신혈의 구세주~ 0.00000001%를 맞혀 최강으로~'가 월 거래액 1억2000만엔을 기록했다. 이 같은 효과로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산하 라인망가와 이북재팬 플랫폼은 지난해 통합 거래액이 11개월 만에 1000억엔을 달성하는 사상 최대 기록을 세웠다.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김신배 라인 디지털 프론티어 최고성장책임자(CGO)는 "독자 접점을 확대하기 위한 라인망가의 노력과 콘텐츠 경쟁력이 시너지를 내면서 대형 인기작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라며 "라인망가를 비롯한 네이버웹툰 글로벌 플랫폼에서 작품이 전 세계 독자를 만나 수익을 확대하고 글로벌 IP(지식재산)로 성장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