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가 무단으로 내 소설 썼다"…작가들, 소송 제기
엔비디아가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네모’를 훈련하는 과정에서 소설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이유로 고소당했다. 오픈AI, 메타, 등 다른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앞으로 유사 소송이 이어질 전망이다.

10일(현지시간)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작가 브라이언 킨, 압디 나제미안, 스튜어트 오난은 지난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그들의 작품이 네모를 훈련하는 데 사용된 19만여권의 책 데이터 세트 일부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들 작가는 로이터에 “엔비디아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사용해 AI를 훈련하다가 적발됐다”며 “이후 작년 10월 우리의 자료를 데이터 세트에서 삭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저작권 침해 신고 이후 데이터 세트를 삭제한 것은 엔비디아가 해당 데이터 세트로 네모를 훈련해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엔비디아의 네모는 특정 데이터 소스에서 정보를 검색하고 대화형 챗봇을 개발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로 작년 3월 출시됐다. 기업은 네모 플랫폼에서 자사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AI 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세 작가는 엔비디아가 네모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위반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킨이 2008년 출간한 소설 ‘고스트 워크’를 비롯해 나제미안의 ‘러브 스토리처럼’, 오난의 ‘랍스터의 마지막 밤’ 등을 무단 인용했다는 것이다. 엔비디아는 이번 소송에 대한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현재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오픈AI, 메타 등도 비슷한 법적 분쟁에 휘말려 있다. 작년 7월 코미디언이자 작가인 사라 실버만이 동료 작가들과 함께 오픈AI와 메타를 상대로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퓰리처상을 받은 마이클 셰이본, 토니상을 받은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 등 유명 작가들도 오픈AI와 메타를 상대로 소송을 걸었다. 작년 12월에는 뉴욕타임스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미지 생성 AI를 둘러싼 법적 분쟁도 여러 건 있다. 작년 1월에 캘리포니아에서 창작자들이 이미지 생성AI에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게티 이미지가 생성AI ‘스테이블 디퓨전’를 개발한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영국에서 소송을 제기했다.

실리콘밸리=최진석 특파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