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성장률 목표치에 실망한 시장 [오늘의 유가]
국제유가는 중국이 올해 '5% 안팎'의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했다는 소식에도 하락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59센트(0.75%) 하락한 배럴당 78.1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이틀 연속 하락했다.
이틀간 하락률은 2.28%에 달한다.

유가는 공급 이슈와 수요 이슈를 관망하며 보합세 안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산유국들의 감산 연장과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등은 공급 이슈다. 중국의 성장 전망과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 등은 수요 문제다.
中 성장률 목표치에 실망한 시장 [오늘의 유가]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는 중국이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지난해와 같은 '5% 안팎'으로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이날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개회식에서 발표한 정부 업무 보고에서 "올해 발전 주요 목표는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5% 안팎"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에 이어 2년째 같은 수치이자 1991년(4.5%)을 제외하고는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부동산 위기로 인해 성장 둔화를 겪고 있는 중국이 이번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지 투자자들은 우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0%로 설정하고,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1조위안 상당의 특별 국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또 부채에 허덕이는 지방정부에 대한 지원 등을 약속했다.
中 성장률 목표치에 실망한 시장 [오늘의 유가]
스위스쿼트의 이펙 오즈카스데스카야 선임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중국의 성장률 목표치가 "야심에 가득해 보이지만, WTI 가격이 중국의 부양책 계획에도 배럴당 80달러를 돌파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분석가는 "유가가 중국의 성장 목표치에 실망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실적으론 매우 낙관적인 수치"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전 세계 다른 나라들의 수요가 예상을 웃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올해 기록적인 수요로 하반기에 공급 부족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시장이 '백워데이션' 상태인데 선물 시장도 점점 더 이와 같은 전망을 강화한다"고 덧붙였다. 백워데이션은 공급 긴축 우려 등으로 근월물(현물) 가격이 원월물(선물) 가격보다 더 높은 상태를 말한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