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6개 주에서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이 치러진 이른바 ‘슈퍼화요일’인 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교회에 마련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16개 주에서 대통령선거 후보 경선이 치러진 이른바 ‘슈퍼화요일’인 5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한 교회에 마련된 프라이머리(예비선거) 투표소에서 유권자들이 투표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미국 대선 후보를 판가름하는 ‘슈퍼화요일’(5일)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양강구도가 사실상 확정되며 이들 후보와 함께 뛸 부통령 후보가 역대 그 어떤 선거보다도 중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고령 현직인 81세 바이든과 91개 혐의로 기소된 트럼프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대통령 임기 내 공석이 발생할 우려가 커서다.

부통령은 임기 중 대통령 유고(有故)시 권한 대행을 할 수 있다. 미국 수정헌법 25조에 따르면 부통령은 대통령이 직무를 수행하지 못하면 일시적으로 그 자리를 대신해야 한다. 선거 과정에서도 대통령의 약점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 대통령 후보들은 그간 부통령 후보로 자신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인물과 함께 선거에 출마했다. 다른 인종, 성별, 종교, 계파를 배경으로 둔 인사를 후보로 둔다면 득표에 도움을 받을 수 있어서다.

고령의 백인 남성인 바이든이 2020년 대선에서 젊은 인도계 흑인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 후보로 선택한 이유도 이와 같다. 이번 대선에서도 바이든은 해리스 현 부통령과 함께한다. 지난 대선 때 해리스는 여성 및 흑인 유권자를 모으는데 기여했지만 현재는 바이든보다도 지지율이 낮다. ‘30년래 가장 인기 없는 부통령’으로 불리며 ‘부통령 교체론’까지 일기도 했다. 공화당 대선 경선 주자들은 '바이든을 찍으면 해리스가 부통령이 된다'는 메시지로 민주당을 공격하기도 했다. 해리스와 손을 잡는 전략을 통해 바이든이 선거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측은 아직 부통령 후보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재 트럼프 측은 공화당 유일의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 인도계 억만장자 기업가 비벡 라와스와미 등 최소 6명 이상을 부통령 후보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화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다 중도 사퇴한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도 후보 중 하나다. 현재 공화당 내 트럼프의 유일한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도 당초 부통령 후보로 거론된 바 있으나 아직 경선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부통령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은 작다.

이 가운데 슈퍼화요일인 5일 경선에서 트럼프가 압승을 거두며 유일한 경쟁자인 헤일리가 사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헤일리 측 일정과 광고 지출을 토대로 사퇴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5일 이후 예정된 헤일리의 공식 행사 일정이 없고, 광고 지출이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애드임팩트의 데이터에 따르면 5일 이후로 송출하기로 한 TV나 라디오 광고는 없다. 다만 디지털 광고와 문자 메시지 유세에는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세민 기자 unija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