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감산을 연장하기로 했다. 중동 정세 불안으로 최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한 국제 유가 오름세가 더 지속될 전망이다.

OPEC+, 감산 연장…유가 들썩
3일(현지시간) OPEC+는 올 1분기까지 시행하기로 한 자발적 원유 감산을 2분기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다. OPEC+는 2022년 10월부터 유가 부양을 위해 감산 정책을 이어왔고 작년 11월엔 일부 회원국이 자발적으로 할당량보다 하루평균 220만 배럴을 올해 1분기까지 추가 감산하기로 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오는 6월까지 하루평균 100만 배럴 감산 체제를 유지한다.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원유(WTI) 4월 인도분 선물은 3일 개장 후 한때 배럴당 80달러 넘게 거래되기도 했다. WTI 가격(지난 1일 종가 기준)은 올해 들어 약 11.6% 올라 작년 11월 6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OPEC+가 감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왔다. 최대 원유 소비국인 중국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어든 데다 OPEC+와 경쟁 관계인 미국 브라질 가이아나 등의 원유 수출이 증가한 것에 대응하는 차원에서다. OPEC+를 주도하는 사우디와 러시아는 유가를 배럴당 90달러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싶어 한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등을 건설하기 위한 대규모 토목·개발 사업 자금을, 러시아는 전쟁 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중국의 정유 시설이 대거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시기라는 점도 이번 감산 조치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감산에 불만을 품은 OPEC+ 내 일부 국가의 이탈도 예상된다. 경제난에 직면한 일부 회원국은 더 많은 원유를 팔기 위해 자발적 감산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다. 1분기에도 이라크 카자흐스탄 등이 감산 목표치를 초과해 원유를 내다 판 것으로 알려졌다. 앙골라는 지난해 12월 OPEC 탈퇴를 선언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